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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팀 코리아’로 불확실성 파고 넘자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30 16:03

수정 2017.01.30 20:24

[차관칼럼] ‘팀 코리아’로 불확실성 파고 넘자

지난 1월 세계경제의 흐름에 변곡점이 될 만한 정치적 이벤트들이 있었다. 워싱턴 정치의 아웃사이더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가 직접 작성했다는 16분 분량의 취임사와 백악관 웹사이트에 게시된 6대 국정과제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윈, 왕젠린 등 기업 총수들을 대동한 매머드급 사절단을 이끌고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힘을 과시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공식 선언했고 유럽연합(EU) 집행부와 독일, 프랑스 등은 "EU 회원국이 영국에 적대적이지는 않지만 탈퇴협상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응수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며 이룩한 자유무역 시스템이 주요국 정치지도자의 교체와 함께 흔들리고 있다.


이렇듯 우리 경제가 당면한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고 종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대응도 기존 방식을 넘어 경제부처와 외교.안보 부처 간의 긴밀한 협업과 전략적 포지셔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정부는 G2발(發) 리스크를 주목하면서 수출 및 해외수주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지난 26일 '2017년 대외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대외불확실성을 넘어 대외부문이 우리 경제의 활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신정부와 호혜적 경제관계를 조속히 수립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활용한 새로운 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갈 것이다. 양자.다자 정부 간 채널뿐만 아니라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채널을 활용해 접촉면을 늘려 나갈 것이다. 또한 셰일가스, 석탄 등의 대미수입을 늘려 무역불균형을 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국 정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호혜적 측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신정부의 1조달러 인프라 투자공약 등을 계기로 우리 기업이 미국 정부조달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함께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중국과는 정치.외교적 사안이 한·중 경제.통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한·중 경제장관회의,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양자.다자 채널을 활용해 중국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한편 필요시 세계무역기구(WTO), FTA 채널을 활용해 해결해 나갈 것이다. 우리 기업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기업지원을 강화하고, 비관세장벽과 수입규제에 대해서도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대외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더 근본적인 대책은 우리 교역구조를 다변화하고 시장의 변화에 맞게 산업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교역.투자 파트너를 다각화하고 산업구조를 유연하게 가져감으로써 무역과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인도.중동.중남미 등으로 시장을 넓혀 나갈 것이다.


아울러 금년에는 해외 인프라 수주 및 수출을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2017년 입찰 등이 예정된 15개 사업, 350억달러 규모의 사업에 대한 수주가능성 제고를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불확실성의 안갯속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1973년 오일쇼크,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온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경제주체의 지혜와 역량을 하나로 모아 기존 사고의 틀을 뛰어넘는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행동이 필요할 때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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