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반도체업계 강소기업 실리콘마이터스 "대기업보다 더 R&D 투자 많이 합니다"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30 17:15

수정 2017.01.30 17:16

스마트기기 성능.효율 관건.. 전력관리통합반도체 생산
작년 매출 2000억 돌파.. 올해 R&D투자액 더 늘려
글로벌 1위 업체 도전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가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본사에서 회사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가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본사에서 회사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창립 10년만에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하며 반도체 업계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기업이 있다. '실리콘마이터스'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본사에서 만난 실리콘마이터스의 허염 대표는 "큰 기업을 만들기보다는 '의미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시작을 했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실리콘마이터스는 글로벌 기업들이 점유하고 있는 전력관리통합반도체(PMIC)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지 10년 만에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자체 공장 없이 반도체칩을 생산하는 팹리스업체인 실리콘마이터스는 반도체 핵심 설계만 직접하고 나머지는 위탁 생산한다. 주력 제품인 PMIC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전력 공급을 제어하는 반도체칩이다. 크기가 작아지고 있는 스마트기기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부품이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스마트폰 PMIC 외에도 소형 배터리 관리 시스템, 디스플레이 전력 관리 등 전력 관리 칩 설계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2008년 5억원의 첫 매출을 기록한 뒤, 창립 4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205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허 대표는 회사의 빠른 성장 이유로 과감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들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매년 매출액의 20% 이상을 R&D에 쓰고 있다. 이는 대기업의 매출액대비 R&D 비중보다는 15배,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규모와 비교해서는 10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직원 284명 중 182명이 설계.개발 전문인력이다. 끊임없는 기술투자 덕에 지난해엔 대한민국 기술대상도 수상했다. 높은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자 국내외 업체로부터 인수합병(M&A)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허 대표는 올해는 R&D 투자 비중을 매출액의 25%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허 대표는 회사의 또 다른 성장비결로 '사람'을 꼽았다. 임직원들의 능력과 헌신이 회사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임직원들과 함께 거둔 성과를 나누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실리콘밸리의 성과 공유 경영기법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회사가 일정 수량의 자사주를 무상 제공하는 성과 공유 제도다. 미국에서는 신주를 발행해서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불가능한다. 이에 매년 이익잉여금의 일부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허 대표는 "실리콘아이터스는 창업을 할 때부터 주주와 직원, 회사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지분 구조를 만들어 놓고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중소기업에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과감한 성과 보상 체계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는 RSU 제도가 보편화돼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충분한 성과보상 체계를 통해 우수한 인력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또 "앞으로도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 것"이라면서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양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 글로벌 반도체 분야 베스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