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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plus Health] 누런 콧물이 주르륵 10일 이상 계속된다면.. 축농증을 의심하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2 19:51

수정 2017.02.02 19:51

감기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축농증
오랜 감기가 급성 축농증 불러 코 뒤로 콧물 넘어가거나 얼굴에도 통증 올 수 있어
코 세게 풀거나 수영은 안돼
체온 정도로 데운 생리식염수로 코속 세척해주는 것도 도움
죽염 등 자가치료법은 금물.. 급성땐 항생제로 치료 가능
만성은 내시경 수술해야
[yes plus Health] 누런 콧물이 주르륵 10일 이상 계속된다면.. 축농증을 의심하세요

날씨가 추워지면 감기와 함께 부비동염(축농증) 환자가 많아진다. 중년층은 초등학교 입학할 때 흰 가제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간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 누런 코를 흘리던 아이들 대부분은 축농증에 걸린 것이다. 증상은 누런 코를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고, 입을 벌리고 숨쉬며 기침을 자주 한다.

축농증은 감기에 많이 걸리는 겨울철 11월부터 많이 발생해 환절기인 봄까지 이어진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축농증 환자는 11월 92만462명, 12월 109만397명, 1월 95만2797명, 2월 92만8740명, 3월 103만8640명, 4월 103만9690명으로 많았다.
이후 5월 86만3524명, 6월 56만1159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감기 10일 이상 땐, 축농증 의심을

일반적으로 성인이 1년에 평균 2~3회, 어린이는 6~8회 감기를 앓는다. 그중 0.5~5%에서 급성 축농증이 동반되므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봉재 교수는 "감기와 달리 부비동염은 코 막힘, 농도가 짙은 누런 콧물, 얼굴 통증, 코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등의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된다"며 "또 중이염,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코 주위에는 뼛속에 들어 있는 빈 공간이 있다. 이 빈 공간을 부비동이라고 한다. 모든 부비동은 콧속으로 열려 있는 자연공이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환기와 분비물의 배설이 이루어진다. 감기 혹은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코의 점막이 붓고 점액 분비량이 늘어나면 부비동과 코가 연결된 통로가 막혀서 부비동 안에 점액이 차고 부비동염이 발생하게 된다.

부비동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안면부의 중앙선을 중심으로 비교적 대칭으로 위치하며 대략 코의 양측에 상악동, 눈 사이의 사골동, 윗눈썹 사의의 전두동, 머리 한가운데 위치한 접형동이 있다.

축농증은 콧속과 부비동의 점막에 급성 또는 만성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축농증이 생기면 부비동에서 배출된 끈적끈적한 고름이 누런 코의 형태로 비강을 통해 앞으로 나오거나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된다. 급성 축농증은 주로 감기로 인해 발생하며 기온, 습도의 변화, 대기오염, 비위생적인 생활환경, 비타민 A, D 등 영양결핍과 유전 등도 영향을 미친다.

부비동 분비물이 배설되지 않으면 점막이 부어 자연공을 폐쇄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분비물의 배설이 잘 안되는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만성 축농증으로 발전한다. 만성 축농증의 증상은 코막힘, 지속적인 누런 콧물, 코 뒤로 넘어가는 콧물, 빈번한 코피 등이 생기며 더 진행하면 후각 감퇴, 두통 및 집중력 감퇴 등이다. 축농증은 귀나 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만성후두염,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질환이나 중이염 같은 귀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성은 항생제 치료, 만성은 수술

진찰을 받으러 갈 때는 코를 풀지 말고 있는 그대로 가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비내시경을 이용해 부비동 X선 촬영으로 침범된 부비동 및 염증의 정도를 확인한다. 특수한 축농증이나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수술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부비동 부위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X선 촬영으로 부비동 내 분비물이 확인되면 주사침을 이용해 분비물을 확인하고 세균배양검사를 시행해 원인세균을 찾아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한다.

하나이비인후과 정도광 원장은 "급성의 경우 대개 감기의 후기 합병증으로 발생하는데 항생제, 충혈 제거제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소염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한다"며 "하지만 부비동이 완전히 막혀 농이 생기거나 3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도 수술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약물요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생제다. 항생제는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3일 정도 더 투여하는데 보통 10일내지 2주간의 투여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항히스타민제, 혈관수축제, 소염진통제나 점액용해제 등을 복합적으로 투여하기도 한다.

약물치료가 듣지 않으면 수술을 통해 염증이 있는 부비동을 개방해 환기와 배설이 되도록 만들어준다. 예전에는 윗입술을 들고 입안으로 절개해 부비동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수술이 발달하면서 대부분의 축농증은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한다. 또 부비동염 풍선카테터 확장술(일명 축농증 풍선수술)도 시행한다. 축농증 풍선수술은 작고 유연한 풍선카테터를 콧구멍을 통해 부비동 입구에 밀어넣은 다음, 풍선을 부풀어 오르게 해 막혀 있는 부비동 입구를 넓혀줌으로써 쌓인 고름을 원활히 배출시키는 방법이다.

■콧물 날 때, 생리식염수 비강 세척

축농증을 예방하려면 우선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 코를 세게 풀어 중이염 등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 특히 감기에 걸린 상태로 수영을 하는 일은 금물이다.

축농증이 심해지지 않게 하려면 실내온도는 18도, 습도 50~60%를 맞춰주는 게 좋다.
또 축농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고 비중격 만곡증, 만성 비후성비염 등의 구조적 이상 등을 미리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다.

감기에 걸려 콧물이 날 때는 체온 정도로 데운 생리식염수로 비강을 세척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죽염 등으로 코를 세척하는 자가치료법은 잘못하면 코 점막을 손상시켜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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