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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인공지능과 일자리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7 16:58

수정 2017.02.07 16:58

[여의나루] 인공지능과 일자리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국으로 우리에게도 많이 친숙해지고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인공지능은 반도체 기술, 컴퓨터 기술, 생체신경망 기술 등을 이용해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의 지적능력을 구현하는 초성능 컴퓨터시스템을 의미한다.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이 가능케 된 배경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술에서 고도의 심층학습(deep learning)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사실이다. 기계학습 기술에서는 인공지능은 인간이 미리 설정한 규칙 내에서만 기능을 발휘해 응용범위가 제한적인 데 비해, 심층학습 기술은 컴퓨터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규칙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응용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지원에 힘입어 앞으로 인공지능이 화상 및 음성 등을 인식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미래 산업발전을 이끌고갈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앞으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차원(3D) 프린팅 등 다른 정보통신기술 분야와 연결돼 다양한 신기술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의 파급효과는 정보통신기술 산업을 넘어 제조업 생산시스템, 자동차, 의료, 금융, 공공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례로 생산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에 따라 생산관리방식이 혁신적으로 개편되는 스마트 공장이 도입되고 있다. 독일과 미국에서 시작된 스마트 공장은 기존 생산시스템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과 연결돼 제품의 생산공정이 더욱 고도화되고 자동화되면서 주문형 개인맞춤생산이 가능해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 산업에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높은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스마트 자동차가 개발되고 서비스 부문에서도 의료기술혁신, 금융거래 및 투자자문, 교통지원, 범죄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공지능이 적용될 수 있는 작업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일자리 수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육체 및 정신노동 분야는 물론 전문.관리 업무까지도 상당한 정도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에는 한계가 있다. 화가·작가 등 예술인, 연구개발자, 사회심리상담사 등 인간의 감성, 창의성, 사회성 등을 중요시하는 일자리는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에 의해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경우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어 경제 전체로 볼 때 일자리 수가 반드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더라도 인공지능 관련 설계.지원.관리나 소프트웨어 개발업무 등은 함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 및 사회의 발전에 따라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미래 일자리가 다양하게 생겨날 수 있다.


미래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는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낮은 분야일 것이다.

따라서 미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종전의 정형화.표준화된 인재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 순발력, 조화, 공감, 종합적 판단 등 인간만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능력을 최대한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개편과 함께 평생학습체계를 확대해 새로운 기술변화에 인간이 끊임없이 대응하고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한림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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