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5만원 줄테니 6개월만.." 신용카드 불법영업 '활개'

김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7 17:25

수정 2017.02.07 22:35

"돈 줄게 카드 발행 좀" 불법 영업 여전
금융당국, 업계에 경고 불구 카드모집인 일일이 관리 불가
영업경쟁 치열해 근절 요원
#. "5만원 줄게. 10만원씩 6개월만 써주면 돼. 그리고 잘라." 직장인 A씨는 회사 사무실에 영업을 하러 온 카드모집인의 권유로 신용카드 발급신청서를 작성했다. 일주일 후 카드가 도착해 봉투를 열어보니 신용카드뿐 아니라 체크카드도 함께 발급된 상태였다. 문의해보니"요즘 다 이렇게 한다"며 "체크카드는 안 써도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몇 달 후 또다시 회사에서 마주친 카드모집인은 A씨에게 다른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권하고 발급신청서를 내밀었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불법 카드모집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와 단속에도 불구하고 카드모집인의 불법 영업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 줄테니 6개월만.." 신용카드 불법영업 '활개'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위 사례 모두 명백한 불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불법영업을 방치한 카드사를 대상으로 감독당국이 제재조치를 내리고 여신협회 역시 지난해부터 카드모집인 교육과 등록시험을 도입해 불법모집 근절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우선 기존에 활동하던 카드모집인들에게 여신협회의 교육과 등록절차는 필수 참여가 아니다. 그동안 카드모집인은 카드사의 자체적 교육과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구조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모집인들은 등록시험과 등록교육을 별도로 받을 필요는 없으나, 회사를 옮기거나 할 경우에 다시 등록 시험을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신협회가 운영하는 카드모집인 교육은 사이버교육으로, 1시간씩으로 나뉜 10차례 교육을 온라인을 통해 듣는 형태다.

또 교육을 수료했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카드사가 전국에 퍼져있는 카드모집인들을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이런 사각지대를 틈타 현재 1개 카드사 전속 모집인 등록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카드모집인들은 다른 카드사들에 등록한 여러 명의 모집인이 그룹으로 모여 카드발급 수수료를 나누는 등 빈틈을 이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포화현상을 보이는 신용카드 시장에 모집인이 계속해서 배출되면서 영업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법영업이 근절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여신협회의 카드모집인 등록시험이 시작된 지난해 8월부터 매달 신규로 등록한 카드모집인은 696명, 1431명, 1901명, 1995명, 2048명, 올 1월 2190명까지 매달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전체 카드모집인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7만7000명이다(제휴모집인 포함). 이보다 1년 전인 2015년 12월 말 7만4000명에 비해 3000명 늘어났다.

이와 함께 비대면 가입채널도 전면에 등장하게 되면서 카드모집인들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불법영업의 한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카드업계의 과도한 영업경쟁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여신협회는 각 카드사들과 함께 모집인 교육을 확대해 불법영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측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로 건전영업교육 등 정기교육과정을 개발해 각 카드사와 함께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간은 등록 교육 이후 별도의 보수교육과정이 없었으나, 이를 확대해 카드 모집 질서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fnnews.com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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