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발상의 전환 통한 '퍼플오션' 전략 수립 시급하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08 20:04

수정 2017.02.08 20:04

위기의 한국 골프장을 위한 긴급 제언
[특별기고] 발상의 전환 통한 '퍼플오션' 전략 수립 시급하다

매년 새해벽두가 되면 국내 골프장 업계는 걱정으로 시작한다. 올해도 예외없이 업계는 걱정으로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시행된 김영란법으로 접대골프가 줄어들고 일부지방에서 시작된 그린피 인하경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모든 골프장의 객단가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세금 부담과 생존을 위한 시설 투자 등의 비용부담이 가중되면서 업계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렇게 시장이 어려워질 땐 고객의 트렌드 변화를 정확히 찾아내는 게 고민 해결의 정답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골프장 고객 트렌드 변화를 다음과 같이 예측해봤다.

첫째, 고객의 골프장 선택의 폭이 다양하고 차별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의 이용목적에 따라 단순히 운동이나 친목을 위해서는 가까우면서도 가격이 싼 골프장을 찾는 반면, 고급 사교나 비즈니스 그리고 인센티브 모임 등을 위한 목적이라면 접근성보다는 코스 품질이나 서비스가 뛰어난 골프장을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찾게 될 것이다.

둘째, 요일별이나 시간대별 요금제도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어디에도 요일별, 시간대별로 요금을 달리하는 골프장은 없다. 왜냐하면 고객은 요금체계가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골프시장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골프장이 갑이 돼 다양하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이 갑이 돼 언제든지 낮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 골치 아프게 가격체계가 복잡한 골프장은 찾지 않게 될 것이다.

셋째, 회원권에 대한 고객의 생각이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회원권 반환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이후 그동안의 예탁금 형태 회원권 판매시장은 사라질 것이다. 대신 이용가치를 극대화한 소멸성 회원권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제주도의 경우 동서남북, 산지, 해변가 골프장들을 공동사용 할수있게 해 다양한 기상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소멸성 회원권 등이 만들어 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넷째, 골프가 고급 스포츠에서 기호형 스포츠로 인식되어 갈 것이다. 그동안 골프는 고객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추운 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그린 위에서도, 잔디가 다죽어 없어져 맨땅 같은 그린 위에서도 꾸준히 고객은 찾아줬다.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 십중팔구는 골프를 먼저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골프가 대화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점차 누구나 찾는게 아닌 특별히 좋아하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기호형 스포츠로 바뀌어가는 추세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골프 외에도 승마, 요트, 볼링, 당구, 산악등반 등 기호형 스포츠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다섯째, 스크린골프와의 연계가 골프시장을 키우는 매우 중요한 필요조건이 될 것이다. 새로운 고객의 창출이나 기존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선 스크린골프와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서로 자기 시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산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소통이 요구된다. 금요일 오후 시간이면 직장인들이 많이 모여있는 여의도 주변의 스크린 골프장들이 주말골프를 준비하는 직장인들로 얼마나 북적되는지 그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IT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의 차별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골프업계는 20년 이상 IT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아나로그식 운영을 하는 것이 고객의 니즈에 맞다고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의 니즈가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원하게 되었다. 음성인식에 의해 운전이 가능한 고가의 골프카가 등장하고 진행에 대한 불편을 없애주는 진행 관제시스템 도입으로 캐디의 도움이 없이도 언제나 편안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올 한해는 트럼프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안한 국내 정치상황이 맞물려 골프장 업계가 유난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일수록 업계는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럴 때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없이 '고객'이다.
그런 점에서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충족시켜 주는 전략이야말로 골프장 업계가 살아 남을 수 있는 '퍼플오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국종 3M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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