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지지율 1%에 울고 웃지만.. 응답률 겨우 10% 통계왜곡 빈번

정치의 계절.. 여론조사는 전가의 보도인가?
낮은 응답률 대표성에 문제
질문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유권자 반응.답변 달라져
지지율 1위에 밴드웨건효과 “빅데이터 분석 등 활용해 여론조사 정확성 높여야”




조기대선을 앞두고 매일같이 발표되는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판세를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은 물론, 여론조사 결과 자체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후보들의 정치적 입장을 결정에도 중요한 자료가 되는 만큼 후보자들의 캠프에서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수치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과연 믿을 수 있는 수치인지에 대한 의문은 매 선거철마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여론조사의 빗나간 예측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의심 받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 각 여론조사 기관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절반 이상의 의석 확보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났다. 세계적으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 굵직한 사안들에서 여론조사는 그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낮은 응답률 여론조사 함정

여론조사의 단골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표본의 대표성과 현저히 낮은 응답률이다. 최근 보도되는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0% 정도로 나타난다. 10명에게 전화를 하면 9명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전화를 끊는다는 것이다. 보통 20~30대 응답자 수가 50~60대 응답자에 비해 훨씬 작다. 응답자들의 대표성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보완책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연령대별 가중치를 적용한다. 이런 가중치 적용이 잦아지다보면 전체적인 통계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어떤 질문을 어떻게 던지는지에 따라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확연히 다르게 도출될 수 있다. "누가 더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호감도 조사와 "어느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각각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A여론조사기관의 대전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29%로 1위, 안희정 충남지사는 19%로 2위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주에 비해 3%p 하락했고, 안 지사는 9%p 급상승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B여론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32.9%로 지난주 대비 1.7%p 상승했고, 안 지사의 상승폭은 3.7%p로 나타났다. 두 기관의 질문 방식은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와 '다음 대통령으로 누가 적합한가'를 묻는 등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여론조사의 함정은 이밖에도 전화번호 착신 전환을 통한 조작이나, 동원된 50∼60대 유권자가 20대라고 나이를 속여 응답하는 문제점 등에서도 나타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여론조사 응답자의 실제 투표 의지에 따라서도 조사 결과가 많이 좌우될 수 있다"며 "과거의 투표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 등 입체적인 질문을 통해 투표의지가 있는 응답자인지 추가적인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여론조사에 울고 웃는 후보들

각 여론조사기관마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발표되는 대선후보 지지율은 후보자 캠프에게는 정치생명이 걸린 성적표와 같다. 특히 지지율 반등에 실패한 대선주자들에게서 여론조사를 향한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지지율이 높다고 알려진 후보에게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날까 우려하는 마음에서다.

여론조사 신뢰성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부분 현재로서는 지지율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선거가 끝나면 늘 신뢰성을 지적 받는다"면서 "역대 선거를 보면 유권자들이 초반 선두주자를 반드시 선택한 것은 아니라 신경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후보군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여론조사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여론조사의 방법과 표본선정에 대해 혁신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응답률이 너무 낮기 때문에 여론의 흐름을 꿰뚫거나 숨어있는 표를 발견해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 거론되는 대선주자들이 모두 다 본선에 출마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다자간 대결구도로 설문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며 "특정 후보를 왜 지지하는지 등 이유를 묻는 질문을 포함시키고, 빅데이터 분석을 하는 등 설문에 대한 정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