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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입주마케팅 생각보다 시들하네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7 17:33

수정 2017.02.17 20:43

내년까지 80만가구 입주예정 대규모 미분양 사실상 없어 건설사들 예전보다 '느긋'
"입주마케팅요? 요즘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요."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급부상했던 입주마케팅이 시들해졌다. 내년까지 80만가구의 아파트가 신규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느긋하다. 입주마케팅의 효과가 기대 만큼 크지 않고 선호도가 높은 단지가 많아 입주율을 고민할 정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입주마케팅? 요즘은…"

17일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분양 마케팅에 추가적으로 '입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입주 마케팅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분양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반면 최근들어 입주마케팅은 시들해졌다. 입주 마케팅이 입주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지다보니 분양 마케팅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큰 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올해 공급 과잉 우려가 있지만 예전처럼 대대적인 미분양 사태가 잘 일어나지 않아 그만큼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입주 마케팅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시작으로 2010년 유럽 재정 위기가 불거지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2008년 당시 입주를 포기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의 30%를 차지하는 잔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이같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만든게 입주 마케팅이다. 업계에서는 '입주 촉진 홍보'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방식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양 마케팅과 달리 입주 마케팅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크다는 게 대다수 건설업체의 전언이다.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어서도 강남4구(서초.송파.강남.강동) 등 수요가 높은 인기지역 단지에는 분양가 대비 웃돈이 붙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 예전과 같은 미분양 걱정이 크게 줄어서다.

단순 홍보만으로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여기에 시공사일수록 이에 대한 관심은 더 적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건설업체들의 설명이다.

■경쟁사와 입주시기 겹치면 공들여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마케팅이 판매목적이라면 입주 마케팅은 휴대전화 분실 보험 같은 역할"이라며 "입주 부분 등을 고려하긴 하지만 현재 (입주 마케팅) 활동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내부적인 분위기라 비용도 유연하게 배정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입주 단지가 구성 돼 있을수록 입주 우려가 크지 않다"면서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섣부른 마케팅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해당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소개하고 수요자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게 더 효과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자체 사업일 경우 잔금까지 다 신경써야 하지만 시공사는 공사대금을 받으면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라 아무래도 시행사 등에 비하면 입주 여부에 관심이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신도시처럼 서울 보다 수요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 다른 아파트의 입주시기와 겹칠 경우 입주 마케팅을 고려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관계자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때는 수요보다 공급량이 초과돼 (입주마케팅이)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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