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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글로벌 IT 기업이 말하는 '지원'의 해석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05 14:40

수정 2017.03.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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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많은 개발사를 발굴하고, 한국 인디 게임 생태계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구글플레이 제임스 샌더스 아태지역 총괄)
"더 많은 한국 게임 개발사가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페이스북 아태지역 게이밍 총괄 카렌 테오)
구글과 페이스북이 한국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을 향해 잇따른 구애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구글이 오는 4월 개최할 페스티벌은 △중소 개발사 게임 경진대회 △게임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전시 관람 페스티벌 △구글플레이, 캠퍼스 서울, 구글 클라우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통합 지원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달 21일 '페이스북 레벨업 서울 2017' 행사를 열어 모바일게임 개발과 마케팅, 수익화 등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넷마블, 컴투스, 비트망고 등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참여해 페이스북 플랫폼을 활용한 성공사례도 발표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지원 약속은 국내 모바일게임 새발사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막 사업을 시작한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사업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돕겠다는 말에 마치 천사라도 만나는 것 같은 반가움이 느껴진다는 최고경영자)CEO)도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 중소 게임회사들이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천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지원'이라는 것은 사업 파트너가 되자는 말이다. 철저한 계산 속에서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모바일게임 생태계 지원, 게임사와 상생"이라고 내놓는 말을 일반인들의 솔직한 언어로 해석하면 이렇게 된다. "우리가 정해놓은 수수료를 내고 플랫폼을 이용하세요, 여러분들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의 값은 매출의 30%입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업의 매출 3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출시돼 한달만에 매출 2000억원을 넘게 벌어들인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리지니2 레볼루션'으로 구글은 적어도 400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게임의 매출이 높을 수록 구글과 페이스북이 가져갈 수 있는 수수료도 많아지는 셈이다.

결국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 중소 게임회사들을 여럿 자기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겠다고 나서는 것이 구글과 페이스북이 벌이는 '구애작전'의 솔직한 모습인 것이다.

물론 구글과 페이스북을 잘 활용하는 게임사는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세계시장 진출의 기회도 쉽게 찾는다. 그러나 30% 수수료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자칫 30% 수수료의 무게를 가볍게 보고 '천사'의 손을 덥썩 잡았다가는 나중에 허리가 휜다.

우리 게임업체들이 구글과 페이스북이 내미는 '천사의 손길'을 정확한 사업자의 언어로 해석해서 받아들였으면 한다.
결코 그들이 자선사업을 하는 천사는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정확히 수지타산을 계산한 뒤에 손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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