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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여행, 누구를 위한 여행인가요?

신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26 09:00

수정 2017.02.26 09:00

유행처럼 번지는 태교여행
임산부를 위한 여행 프로그램이 대다수..아기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태교여행 어디로 갈거야? 난 남편이랑 상의했는데 하와이가 태교여행지로 제격인 것 같아. 임산부를 위한 패키지 상품으로 예약해뒀어”

30대 임산부 A씨는 최근 들어 급격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임신한 친구들이 마치 신혼 여행지를 정하는 것처럼 들떠서 외국으로 태교여행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근교로 남편과 힐링여행을 계획했지만 호화로운 태교여행을 가는 친구들을 보면 괜시리 허탈한 마음이 든다.

최근 들어 임산부가 가장 선호하는 태교 중 하나로 태교여행이 손꼽히고 있다. 태교여행은 임산부와 태아가 함께하는 첫 여행이자 기분전환으로도 좋아 예비엄마들 사이에서 빠질 수 없는 단골 주제이기도 하다.

특히 임신하고 결혼하는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임산부를 고려한 신혼여행도 필요해졌다.
둘째를 임신한 부부들은 어린 첫째를 동행한 가족여행으로 태교여행을 가기도 한다. 이젠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 떠나는 예비부모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태교여행 패키지,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

이미 여행업계에서는 예비부모의 태교여행을 반기는 눈치다. 세부, 괌, 하와이, 사이판 등 비교적 짧은 거리의 휴양지를 대상으로 태교여행 패키지 상품도 출시됐다. 가격은 일반 패키지 상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

태교여행, 누구를 위한 여행인가요?

C여행사 필리핀 세부 3박 5일 일정의 경우 일반 패키지 상품은 2인당 166만원대 가격이지만 태교여행 패키지는 220만원대다. 약 63만원의 가격차이가 나지만 항공과 숙소 모두 동일하며 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태교여행 패키지는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왕복 이동 서비스 및 3일차에 렌터카를 제공해 준다. 이 서비스가 63만원의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C여행사 관계자는 “일반 패키지 상품은 일정이 빡빡함에도 불구하고 전 일정을 타인과 함께 해야하기 때문에 예비맘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태교여행 패키지 상품은 예비맘들의 컨디션에 따라 여유있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패키지 상품에 포함된 마사지와 달리 태교여행 패키지에 포함된 마사지는 임산부 맞춤 마사지라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교를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오키나와 여행에 다녀온 B씨는 “태교여행 패키지 내용을 살펴보니 비싼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라며 “억지로 맞춰놓은 상품인 느낌이 들어서 남편과 함께 자유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정한 태교여행의 의미 알아야

태교여행의 목적은 임산부의 정서 안정·스트레스 해소와 태아의 오감발달에 있다. 따라서 태교여행지를 선택할 때에는 임산부와 뱃속 아이의 컨디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태교여행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임신 중기(13주~28주)다.
안정이 필요한 임신 초기와 조산 위험이 있는 말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임신 32주 이후라면 비행 출발 전 의사 소견서가 있어야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산부인과 담당 의사와 반드시 상담을 해야 하고,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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