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수사기간 종료 앞둔 특검, 최순실‧장시호‧이영선 등 줄소환(종합)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25 16:10

수정 2017.02.25 16:10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간 종료를 3일 남긴 25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등을 줄소환하며 막판 보강조사를 벌였다.

이 행정관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검은색 정장 차림에 수갑을 찬 모습으로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특검은 전날 오전 9시 45분께 의료법 위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 행정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해 조사를 시작했다.

앞서 특검은 이 행정관에게 여러 차례 출석을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자 22일 체포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출석을 요구했다.

전날 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진 뒤 이 행정관은 출석 의사를 밝히고 이날 나왔지만, 특검팀은 조사 시간을 확보하고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 행정관은 주치의나 자문의가 아닌 이들이 '보안 손님' 자격으로 박 대통령을 진료할 수 있게 청와대 출입을 돕고,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들이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있다.


청와대에서 사용된 차명 휴대전화가 이 행정관의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개설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특검은 이와 관련해 휴대전화 대리점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행정관은 특검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행정관 수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됐다. 특검은 김 회장을 상대로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 승진 과정에 박 대통령과 최씨의 청탁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1월 독일 근무를 마치고 귀국해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이후 한 달 만에 임원급인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 본부장은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할 당시 최씨에게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를 소개하고 최씨와 딸 정유라씨(21)가 특혜성 대출을 받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김 회장에 이어 오후 2시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수감한 후 4번째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씨와 공모한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에 대해 막판 보강 수사중이다.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수사 기간 연장신청을 승인하지 않으면 이달 중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최씨도 오후 3시 48분께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최씨는 차명재산 의혹과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 인사 추천·개입 여부 등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전담팀까지 꾸려 최씨 일가의 재산을 추적해 온 특검은 최씨를 상대로 국내에 보유한 총 재산 규모와 재산 은닉 여부 등을 조사했다. 최씨 일가가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했다는 의혹은 특검법상 14개 수사 대상 가운데 하나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최씨 측이 차명으로 보유한 재산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최씨가 부친인 고(故) 최태민 목사에게서 물려받은 유산 외에 부정 축재한 재산이 적지 않게 있다고 보고 재산 형성 과정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1990년대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시절 최씨 일가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재단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 가운데 하나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최씨의 축재 과정에 관여한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오후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38·구속기소)도 함께 소환했다.
최씨 재산 관련 사안을 추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장씨는 최씨의 재산 내역을 비교적 상세히 아는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은 수사 기간 연장이 불발될 경우 내달 초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최씨 일가의 재산 규모와 형성 과정을 공개할 방침이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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