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여의도에서] 청년실업 구제할 대권주자는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03 17:13

수정 2017.03.03 18:11

[여의도에서] 청년실업 구제할 대권주자는

최근 한 다국적기업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청년들의 자기 미래직업에 대한 확신은 세계 경쟁도시청년 가운데 꼴찌였다. 서울청년들은 미래직업에 성공할 확신을 갖는 비율이 고작 38%에 그친 것이다. 25개 세계 경쟁도시 가운데 최하위다.

이처럼 청년실업은 진작부터 문제였다. 하지만 문재인.안희정.안철수 등 현재 유력 대권 후보의 청년실업 해결책은 실망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먼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공공부문에서 청년일자리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경기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정부 지원의 중소기업 육성책을 통해 실업난국을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모두 그럴듯하게 들리는 공약이지만 과거에 비해 새롭다는 인상을 받기는 힘들다. 역대 정부도 내용과 형식 면에서 비슷한 정책을 추진해봤지만 제대로 효과를 거둔 적이 없다.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숙성되지 않았거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공약들을 내놓고 표를 달라고 해서야 되겠나. 유권자들이 이에 혹해 표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특히 말로만 외치는 경기활성화 대책은 무책임하다. 민간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이야기 역시 우리는 수없이 들어왔다. 이처럼 근시안적 정책이 아니라 더 적극적인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청년일자리를 창출해야 안정된 국가를 담보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이나 세계시장의 경기 흐름에 따라 일어나는 수요창출과 함께 공무원 등 공공조직을 더 조직적으로 가동, 이 난국을 총체적으로 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실업 해결은 요원한 일이다.

이런 해답을 갖고 있는 나라가 바로 싱가포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은 도시국가는 알려진 바와 같이 이글거리는 열사의 땅밖에는 가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또 영국의 식민역사 속에서 남은 것이라곤 무지와 가난뿐이었다. 이 나라는 나라를 지킬 군인이 훈련받을 땅조차 없어 남의 나라 호주에서 위탁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처지다. 싱가포르에서 호주까지는 최소 12시간 비행해야 닿을 수 있는 아주 먼 거리다. 이런 나라가 안정적인 고용 속에 부를 누리고 있다. 이 나라는 지금 국민소득 6만달러 이상의 세계부국에 속해 있다.

근저에는 지도자와 공무원들의 나라를 위한 청렴성이 자리잡고 있다. 또 국민들은 그들의 정책을 믿고 잘 따라줬다. 그들은 일찍이 투자유치청을 건설해 해외기업과 자본의 국내 유치를 유도했다. 세금을 깎아주고 각종 규제를 없애는 등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놨다. 그런 뒤 공무원, 국민 너나 할 것 없이 세계시장에서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세계 다국적 기업이 7000개나 있다. 여기에 이들 기업의 본사는 4000개 기업에 이른다. 서울만 한 땅덩어리에 인구는 오히려 서울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싱가포르는 서울과 비교할 때 3배 이상 잘사는 세계부국이다.
우리도 서울을 비롯한 지방정부들이 투자유치와 함께 다국적기업을 유치하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안될 일이다.
유력 대권주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 깊이 깨닫고 실천할 때 문제가 해결될 터다.

dikim@fnnews.com 김두일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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