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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위기의 관광산업, ‘친절’이 최고 무기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2 16:51

수정 2017.03.12 16:51

[특별기고] 위기의 관광산업, ‘친절’이 최고 무기

얼마 전 한 지인이 유명 레스토랑을 방문해 겪은 사연을 들려줬다. 그가 방문한 곳은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곳으로, 지난해 발표한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1스타를 받아 유명세가 더해진 터였다. 오랜만에 만난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그 레스토랑을 방문한 지인은 방문 당일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입구에서 예약자 확인을 하던 레스토랑 직원이 자신의 예약기록이 없다며 식사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고 하더라는 것이었다.

홀 직원의 실수로 인해 지인이 손님에게 얼마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하지만 그를 더 불쾌하게 한 건 바로 직원들의 태도였다.
그들의 실수로 예약이 누락됐는데 직원들은 책임감 있는 사과나 방안을 제시하기는커녕 본인들 잘못이 아니라고 서로 발뺌을 할 뿐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문득 한국방문위원회에서 위촉한 미소국가대표 중 음식업에 20년간 종사하신 한 중년 여성이 떠올랐다. 예전에 그분에게 오랜 기간 한곳에서 식당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분은 음식의 맛과 청결 그리고 서비스, 이 세 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대답하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듯 모든 사람을 차등 없이 진심으로 대해야 상대방의 마음도 움직이더라는 말씀을 해줬다.

이는 번지르르한 인테리어와 화려한 음식만으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는 방증이다. 관광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관광지나 문화유적을 보유한 나라들은 세계에 많이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나라를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은 그 나라 사람들에 대한 좋은 기억이나 양질의 서비스 같은 소프트웨어적 요소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탄탄한 관광 인프라와 양질의 콘텐츠 그리고 친절이라는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릴 때 비로소 관광산업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4월까지 테스트 이벤트가 활발히 열리는 강원도는 요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경기 참여와 더불어 세계인의 관심도 강원도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돌파를 위한 기틀 마련의 해로서 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내년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방한시장 다변화 같은 실질적인 전략은 물론 작은 배려를 큰 감동으로 이끄는 '친절문화 확산'과 '관광접점 서비스 개선'이 동반돼 한국을 찾는 이들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경험에서 오는 구전효과의 힘은 매우 크다.
인종차별이나 소매치기가 많기로 유명한 국가들은 여행지 선정 전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관광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고 어느 때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나라를 우리가 보여준다면 그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의 경험을 반드시 이야기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찾아올 2018년을 앞두고 한국을 먼저 다녀간 이들이 우리나라의 친절과 미소를 고국의 친구들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한경아 한국방문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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