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현장클릭] 한류사업의 성공모델, 케이콘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5 19:39

수정 2017.03.15 20:48

관련종목▶

[현장클릭] 한류사업의 성공모델, 케이콘

오는 17일과 18일, 지구 정 반대편, 비행기로 최소 15시간 이상 날아가야하는 남미 멕시코에 우리나라 인기가수들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우리 음식과 우리 패션물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돼 멕시코 현지인들을 만난다.

CJ E&M이 매년 세계 곳곳에서 개최해온 'K컬처 페스티벌'인 케이콘(KCON)이 멕시코를 찾는 것이다.

과거에도 우리 아이돌 가수들이 해외에서 콘서트를 열거나 자동차 전시회, 한식체험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한류문화와 한국 중소기업들의 상품이 함께 복합문화제를 형성해 세계 각국을 누비는 것은 케이콘이 유일하다.

케이콘의 시작은 지난 2012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처음 열린 케이콘을 시작으로 6년간 미국과 일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서 케이콘이 12번이나 열렸다.
6년간 케이콘 관람객만도 35만명이 넘는다.

한 국가의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국가 전체에 대한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고 정착시킨 것이다.

사실 케이콘은 그 자체만으로는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사업이다. 매번 행사를 열 때마다 막대한 적자가 쌓인다. 야심차게 시작한 1회 케이콘이 적자를 보면서 CJ E&M 내부에서는 케이콘 존폐여부가 심각하게 논의됐었다.

그러나 이재현 회장 등 CJ그룹 최고위층은 우리 문화를 알리는 것이 곧 수출 등 산업에도 도움이 된다며 강행을 결정했고,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결국 케이콘은 CJ E&M의 흑자사업은 아니지만, 문화와 중소기업의 상품이 결합한 성공적인 한국의 대표 한류 컨벤션으로 해외 여러 국가에 강렬한 인상을 심고 있다. 특히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3회 케이콘은 최초로 참여기업 수 100개를 넘기고 방문객 수도 4만3000명에 달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이후 케이콘은 일본 도쿄를 거쳐 한류 불모지인 중동으로의 진입을 시도한다. UAE의 아부다비로 날아가는 도전에 나선 것이다. 도전은 대성공이었다. 히잡을 두른 중동 여성이 K팝과 K푸드, 첨단 IT제품에 열광했다. 한류 불모지인 중동에 한류의 씨앗을 뿌린 것이 바로 케이콘인 것이다.

지난해에는 유럽에도 한류의 씨앗을 뿌렸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케이콘에 1만3000여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우리 가수들의 공연과 우리 전통 한복,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최첨단 영상에 열광했다. 올해도 케이콘은 남미 멕시코에 에 이어 오세아니아 호주에도 진출한다.

케이콘에 열광하는 현지 젊은 세대는 잠재적인 우리 제품 소비층이 된다. 케이콘이 개최될때마다 현지에서 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거나 상담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CJ E&M 이라는 큰 배가 앞장서 조그마한 여러 척의 배를 이끄는 형태인 선단(船團)형 수출 모델로, 중소기업들도 한류의 낙수효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과 한국 관광, 방송, 게임등 한류사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을 계기로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한류사업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밑빠진 독에도 계속 물을 부어온 케이콘은 그야말로 성공적 한류사업의 사례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 두번 도전하다 안되면 바로 사업을 접게 되는 치열한 경쟁시대에 뚝심 하나로 세계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며 성공의 길을 찾아낸 케이콘이 '사업의 정석'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