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권은행 '속앓이' 시중銀 "국책銀이 책임져야"

추가지원 규모 5000억 이상 지원땐 건전성 악화 불가피
19일 이후 채권단 협상 주목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추가 자금 투입을 사실상 결정한 가운데, 채권단에 포함된 시중은행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앞서 수차례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온 시중은행들도 정부가 추가 자금 지원 방침을 세우자 '울며겨자먹기 식'의 지원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KEB하나.KB국민.신한.우리 등 5개 시중은행의 대우조선 여신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70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초 대우조선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시중은행들은 대출 및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여신규모를 2조 가량 대폭 줄였다.

하지만 정부가 대우조선 추가 지원에 시중은행들이 동참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치자 은행들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대규모 충당금 부담을 떠안았던 은행들이 추가 자금 지원시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기업을 살리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이 "대우조선에 추가 자금은 없다"고 밝힌 만큼 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이 문제에서 총대를 메줘야한다는 입장이다.

A은행 기업여신 담당 임원은 "지난해 대기업 부실 여신 정리에 적극 나서면서 대우조선 관련 익스포져를 겨우 많이 줄여놨는데, 추가 자금을 넣으라고 하면 빠지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며 "현재 산은.수은이 대우조선 여신을 80% 가까이 가지고 있는데 굳이 시중은행들에게 부담을 줘야하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우조선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원칙대로 시중은행들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경우 5대 은행이 부담해야하는 추가 지원 규모는 5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B은행 리스크 담당 임원은 "기업을 살리는 방향에는 맞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정부와 국책은행이 나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가) 시중은행에 지원을 요청할 경우 은행 측에서 거절하기는 곤란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C은행 관계자 역시 "은행에선 반대매수권 청구를 하고싶지만, 개별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 않냐. 결국 분위기에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재로써 조건부 자율협약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17일까지 실사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고, 19일부터 채권단과 협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