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탈중국'이 사드보복 해법일까

중국 진출 회의론이 거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이 심화되면서 한국 내에서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건만 돌아온 건 무차별적 보복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중국시장을 벗어나자는 주장들이다. 소위 중국 진출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제3의 대안시장을 찾자고들 한다. 올해로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는다. 공을 들인 시장이라 그만큼 아쉽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명쾌한 답이 없다면 이는 대책 없는 회의론에 그칠 뿐이다. 사드보복이 터지기 전까지는 왜 중국 비중을 줄이지 못했느냐가 첫번째 질문이다. 탈중국에 따른 대안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있느냐가 두번째 의문이다.

탈중국론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 혹은 수출시장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자는 말과 같다. 그러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중국과의 교역이 득이 되기 때문이었다. 세계공장으로 급부상하는 중국과 지정학적으로 가깝다는 점도 우리나라 기업들에는 절호의 기회였다. 참고로 중국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이익만 뽑아가면서 성장을 누렸다는 주장을 펼친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모두 아전인수식 입장에 매몰된 형국이다. 비즈니스 세계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거래는 성립되지 않는다. 단순히 호의적 감정만으로 지속되는 거래는 기업의 경쟁력 상실과 파산으로 빠지는 게 공식이다. 비즈니스 기본상식이 없는 정치적 성향의 호사가들이 입에 담을 소리다. 한·중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양국에서 흘러나오는 이런 일방적 주장들이 품격이 떨어지는 이유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는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시장의 성장세가 높은 이유 때문이지만 무작정 중국행을 선택한 관성도 문제다. 중국시장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기업의 중장기 목표를 정할 때 무조건 중국에 가면 성공할 수 있다며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런 탈중국론에 이어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제3국 대안론이다. 주로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이전한다든가 신시장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중국 내 인건비 상승과 과도한 자국산업보호 정책에 휘둘린 외국계 기업들이 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대안전략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동남아 시장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인도 등 새로운 대형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탈중국론의 대안론으로 제3시장 진출이라는 공자왈 맹자왈 같은 이야기는 국민에게 환상만 심어줄 뿐이다.

따라서 중국의 사드보복이라는 엄중한 시기에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만 안겨주는 무책임한 탈중국론을 꺼내선 안 된다는 얘기다.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시장 진출방안도 안이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당장 눈앞에 큰 시장처럼 보여도 정치·문화적 불안정성이 심한 국가들이 많다. 개발도상국을 타깃으로 한 시장진출도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오히려 이번 사드보복을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반성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시장이라는 안이한 접근법과 문화적 동질감이라는 상대적 우위를 바탕으로 정서적 '관시'에 의존한 한·중 교역을 해온 건 아닌가 되돌아봐야 한다. 25년 전의 중국이 몰라보게 달라졌는데 중국시장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가 되짚어볼 때다. 사드사태를 계기로 정도경영과 품질경영으로 거듭나 대중국 진출전략을 가다듬는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베이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