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슈 분석]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명암.. 소득·고용 양극화에 ‘474’ 실패

국가 신용등급 유지 일부 성과도
세월호.메르스 등 직격탄 단기 부양에 가계빚 급증

분배에 초점을 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는 보수 색깔이 뚜렷한 대통령이 '민주'라는 이름을 경제에 붙인 정책으로 특히 주목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소득이나 고용에서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474 공약'으로 출발한 경제정책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외교가 삐걱거리면서 최근 들어 중국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리스크가 국내 관광산업을 강타한 일도 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등으로 내수 경기는 살아날 틈이 없었다. 아쉬움의 기저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같이 통제 불가능한 변수도 있다.

■성장판 닫히고 방향성 잃어

무엇보다 박근혜정부는 양극화를 완화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지난 4년 사이 저소득층 소득이 제자리걸음할 때 상류층 소득은 크게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5분위(상위 20%)의 명목 기준 월평균 소득은 박근혜정부 출범 전인 2012년 774만6812원에서 지난해 834만7922원으로 60만1110원(7.8%) 늘었다. 반면 지난해 소득 1분위(하위 20%)의 명목 기준 월평균 소득은 144만6963원으로 같은 기간 고작 9만4890원(7.0%) 늘었다. 계층 간 소득 격차는 경기침체 장기화, 고용시장 위축 등과 겹쳐 사회 갈등 양상이 됐다. 일자리 해결로 이 갈등을 조금이나마 봉합할 수 있지만 박근혜정부는 이 또한 놓쳤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기 내에 474 공약을 현실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이었다. 지난 2월 25일 3년을 채운 이 계획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잠재성장률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2%대로 내려왔고, 고용률은 66.1%에 그쳤다. 1인당 국민소득 역시 2만7222달러로 4만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저성장을 탈피하고자 펼쳤던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도 한국 경제를 쇠약하게 만든 원인으로 평가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라는 부동산 대책 전환은 실제 부동산 시장 열기로 이어져 2015년과 2016년 경기를 떠받치는 힘이 됐다. 다만 그 결과 한국 경제는 아파트 가격 상승, 13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 위에 주저앉았다. 가계는 주거비 부담과 빚 부담 증가를 버틸 요량으로 결국 소비를 줄이기 시작, 내수가 가라앉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이사대우는 "성장 부문에서 발견되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으로는 역동성 약화, 방향성 상실, 불확실성 증폭 등을 들 수 있다"면서 "저성장에 따른 구매력 정체로 가계 부문에서는 취업 포기자 급증, 소비성향 위축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유지' 성과

'최순실 국정농단'과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도 한국이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받는 신용등급을 꾸준히 올렸고, 최근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은 지난 정부가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북한 리스크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메르스를 거쳐 국정농단 사태에 이르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들 신평사에 한국의 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설득하는 데 비중을 뒀다. 덕분에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 등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보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신용등급을 유지 중이다.


무디스의 경우 2015년 12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상향 조정한 뒤 지금까지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S&P가 매긴 한국 등급은 무디스의 'Aa2'와 같은 'AA'다. 피치는 한국에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