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증권>증권일반

'흡연 카페' "여긴 마지막 성지".. "규제 근거 마련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확대
  • 축소
  • 인쇄

"흡연땐 죄인 취급"
"법망 교묘히 피해"


#. 최근 방문한 경기 수원에 위치한 한 카페. 카운터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마시는 것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카페 풍경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여느 카페와 다른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눈에 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카페를 포함한 일반 음식점에서 흡연이 금지된 지 오래지만 이곳은 대놓고 담배를 피우는데도 막는 사람도 부끄러워 하는 사람도 없었다.


최근 많이 생기고 있는 흡연카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마지막 남은 '성지'로 불리기도 하지만 비흡연자들은 법망을 피한 꼼수라며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 창업자들에게는 틈새시장을 노린 신규 아이템으로 칭송받기도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흡연카페를 변종영업 행태로 보고 이를 단속할 규정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흡연자들의 성지, "우리를 내버려둬"

흡연카페는 언뜻 보기에 일반 카페와 차이점이 거의 없어 보였다. 다만 카운터에서 계산을 마친 손님이 옆에 마련된 커피머신이나 음료기계에서 직접 테이크아웃 컵에 음료를 따르는 것이 달랐다. 매대에 진열된 과자, 빵 등 간식거리들도 편의점처럼 손님이 고르고 계산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흡연카페가 법망을 피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1000㎡ 이상 복합건축물은 무조건 금연건물이며 음식점, 제과점, 카페 등 식품위생법상 접객업소로 지정된 곳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때문에 시중 식당이나 술집, 카페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다.

흡연카페는 업종신고를 '자판기영업'으로 한다. 이 때문에 일반음식점이 아니므로 금연구역이 아니다. 이를 위해 매장 내에서 조리를 하거나 종업원이 음식료를 가져다 줄 수는 없다. 배치돼 있는 커피머신이나 음료자판기의 메뉴도 단순하게 구성돼 있지만 찾는 손님들 역시 커피맛을 따지지 않는다. 목적은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식후에 휴식을 위해 길에서 담배를 피우기보다 안락한 자리에서 당당하게 흡연을 하기 위한 것이다.

흡연카페를 종종 찾는다는 A씨(39)는 이곳을 이용한 뒤부터 마음이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뒷골목을 찾아 담배를 꺼내 물 때도 요즘은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 일쑤다. 담배를 피우는 것이 죄인처럼 여겨지는 판국에 흡연자들끼리 모여 담배를 피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또 다른 흡연자 B씨는(43)는 흡연카페에 대한 비판이 부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흡연카페는 흡연자들끼리 양해를 하고 입장하는 곳이다. 비흡연자들이 오지도 않을 장소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망 교묘히 피해 vs. 합법업소는 허용해야

흡연카페에 대한 비판은 법망을 교묘히 피한다는 것이다. 일반 카페와 사실상 유사하게 운영하면서 업종신고만 다르게 해 금연 규정을 피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확인한 바로는 지난해 8월 이후 전국에 이런 형태의 흡연카페가 생겨났으며 올해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규제 근거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흡연카페를 운영하는 업계는 불법업소와 합법업소를 명확히 구분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현행법상 금연건물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곳에서 일반음식점이 아닌 자판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흡연카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엄연히 나라법을 지키고 있는데 이를 탈법이나 편법처럼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현재 흡연카페 가맹체인점 스모킹버블을 운영 중인 유승호 대표는 "당구장으로 신고해 놓고 흡연카페로 운영하거나 300평 이상 금연건물에 들어선 업소는 불법이 맞기 때문에 명백히 단속대상"이라며 "그러나 최근 가맹사업 정도로 규모를 키운 업체들은 현행법을 엄격히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부터 개인업주들이 문을 연 불법 흡연카페들은 폐업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흡연카페는 올해 전국에 500개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AGS

스타 핫포토

fn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