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흔들리는 기업경영] 발묶인 최태원 SK 회장.. 보아오포럼 참석 좌절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0 17:35

수정 2017.03.20 21:45

최순실 사태로 출국금지 포럼 불참에 민간외교 발목
중국에 제2의 SK건설 목표 차이나 인사이더 사업 차질
[흔들리는 기업경영] 발묶인 최태원 SK 회장.. 보아오포럼 참석 좌절

최태원 SK 회장(사진)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최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의혹 관련 수사대상에 오른 지 4개월이 지나도록 해외경영에 나서지 못하면서 중국에 제2의 SK 건설을 목표로 11년째 추진 중인 '차이나 인사이더'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재계 오너가에서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만이 보아오포럼에 2년 연속 참석할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조사를 받은 최 회장은 오는 23~26일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사실상 불참하게 됐다.

16년째를 맞은 올해 보아오포럼은 '아시아의 새로운 도전, 협력을 통한 개발과 안보 증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데 아시아 각국 장관과 국제기구 대표들뿐 아니라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한 150여명의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참석하는 아시아 최대 민간경제교류 행사다.

SK 핵심계열사 고위관계자는 "최 회장이 연초만 하더라도 보아오포럼에 참석할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아오포럼 사무국 측에서도 최 회장 참석과 관련한 문의를 SK쪽에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11월 1기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만 하더라도 보아오포럼 참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중순 박영수 특별검사팀 출범과 동시에 출국금지조치된 이후 해외경영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말 특검이 해체되고 2기 검찰 특수본에 사건이 이첩되면서 재계 총수들의 출금 해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실화되지 못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특검 해체 이후 출금이 해제되거나 일시적 출장을 허용했다면 최 회장이 보아오포럼에 참석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사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상황이 급변하고 검찰이 박 전 대통령 뇌물 의혹 사건을 최우선으로 규명하면서 수사대상인 재계 총수들의 발이 계속 묶이게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보아오포럼에 4년 만에 참석해 중국 고위당국자들과 시노펙 등 긴밀한 협력관계의 중국 파트너사들과 교류하며 활발한 민간외교 행보에 나섰다. 최 회장은 2012년까지는 이사로 활동할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보아오포럼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재계 총수였다.


최 회장이 보아오포럼 참석이 좌절되면서 2006년부터 추진해온 SK의 '차이나 인사이더' 프로젝트도 악재가 되고 있다. 최 회장은 중국에 제2의 SK 건설을 목표로 중국사업을 해외경영의 최우선순위에 놓고 전폭적인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최대 협력사인 국영 석유화학사 시노펙과의 부탄디올 합작사업,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 중국내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공장 사업 등이 잇따라 차질을 빚으면서 대형 사업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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