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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대선 민심, 현장을 가다] ‘보수의 심장’ 대구, 18대 대선서 박 前대통령에게 80% 몰표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0 17:59

수정 2017.03.20 17:59

지금까지의 대구 표심은.. ‘보수진영의 전통표밭’
[출렁이는 대선 민심, 현장을 가다] ‘보수의 심장’ 대구, 18대 대선서 박 前대통령에게 80% 몰표

대구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려왔다. 그만큼 역대 중요한 선거마다 보수진영에 힘을 실어주며 전통적인 표밭으로 통했다.

특히 대통령선거에서 더욱 단결된 보수세력의 힘을 보여줬다. 지난 15, 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70%가 넘는 득표율을 안겨주며 지지를 보냈다. 17대 대선에서도 69.4%의 대구시민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민주당 계열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당시 대구에서 단 6%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더욱 압도적으로 표가 몰렸다.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지역답게 80.14%의 높은 득표율을 몰아주며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박근혜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이던 김무성 의원은 대구에서 "투표율 80%, 득표율 80% 이상이라는 '8080'을 목표로 들고 나와서 '과연 할 수 있겠는가' 걱정했는데, 목표를 달성시켜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대구.경북은 우리 보수우파의 성지(聖地)"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역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역시 보수정당 후보들이 대부분의 대구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16대와 17대 총선에서는 각각 11개와 12개 지역구 모두를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18대 총선 역시 대구 지역구 의원 12명 중 8명이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당시 친박연대 3명과 무소속 1명의 당선자가 있었지만, 모두 범한나라당 성향이었다. 19대 총선에서는 다시 12석을 전부를 새누리당이 가져가며 보수지지자들이 세를 과시했다.

지난해 치러졌던 20대 총선에 들어서야 대구에서 미묘한 정치지형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당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꺾고 승리했다. 김 의원은 12대 총선이 있었던 지난 1985년 이후 31년 만에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처음으로 대구에서 당선됐다. 또 민주당을 탈당했던 홍의락 의원도 북구을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시 공천파동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유승민.주호영 의원은 무소속으로 각각 동구을과 수성구을 지역에서 당선됐다. 두 의원은 당선 이후 새누리당에 복당했지만 최순실 게이트 이후 당을 탈당해 지금은 바른정당 소속이 됐다.

최순실 게이트가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보수의 심장' 대구는 크게 흔들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구는 자유한국당보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더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성인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3주차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대구.경북지역의 자유한국당을 향한 지지율은 23%였던 것에 비해 민주당은 29% 지지율을 확보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각각 9%, 8%였다.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15일부터 17일까지 유권자 2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대구.경북 민심은 한국당(19.3%)보다 민주당(37.5%)에 훨씬 많은 지지를 보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바른정당은 각각 10.4%, 5.6%, 5.0%를 기록했다.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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