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똑똑한 리빙] 오늘도 환경호르몬 맛있게 드셨나요?

신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5 09:00

수정 2017.03.25 09:00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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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현정씨(28)는 일주일에 3~4일 가량 점심 식사를 하러 편의점에 간다. 주 메뉴는 컵라면과 도시락이다.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고 난 뒤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 5년차 주부 이소영씨(33)는 한가한 오전 시간에 은행에 들러 순번대기표를 뽑고 은행 업무를 본다. 이후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영수증을 건네받는다. 집에 가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어린이 장난감을 같이 만지며 놀아준다.


두 사례 모두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호르몬을 무심코 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회용품 외에도 주변에서 흔히 쓰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환경호르몬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환경호르몬의 종류와 몸에 미치는 영향

환경호르몬은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환경호르몬은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산업 활동을 통해 생성·분비되는 화학 물질이다. 따라서 몸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해 성장, 성, 영양 관계의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내분비계를 교란시킨다.

대표적인 종류로는 다이옥신, 살충제(DDT), 알킬페놀,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Phthalate) 등이 있다.

먼저 다이옥신은 생활 쓰레기 및 유해폐기물 소각, 하수 오염,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하며 종이나 화장지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 물질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농도를 변화시켜 여성의 생식능력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살충제(DDT)는 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이자 농약으로 맛이나 냄새가 나지 않으며 잘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 환경호르몬이다.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면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생식기능과 암 발생률을 높이게 된다.

알킬페놀은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원료로 주로 사용됐는데 지금은 합성세제와 섬유유연제, 세정용품 등에서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알킬페놀류는 클렌징, 샴푸 등 화장품 제조 과정의 부산물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을 발생시킨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에서 주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으로 동물이나 사람의 체내에 유입될 경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프탈레이트는 랩에 고온의 음식이 닿으면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정자의 유전물질인 DNA를 파괴하고 임신복합증과 유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속 환경호르몬 제품들과 예방법

우리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호르몬 물질이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예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순번 대기표와 종이 영수증

순번 대기표와 종이 영수증에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이 영수증은 국내에서 한 해 310억 건이 발행되고 비용은 2,5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 대신 모바일 영수증을 이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는 되도록 순번 대기표와 종이 영수증을 입으로 무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컵라면과 편의점 도시락

컵라면 용기와 뚜껑에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PE(폴리에틸렌)·PS(폴리스틸렌)중 PS성분은 유해물질로 익히 알려져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컵라면, 캔 음식 등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체내에 비스페놀A 농도가 증가한다고 밝혔다. 편의점 도시락 역시 전자레인지에 데울 경우 PS가 발생한다. 컵라면은 뚜껑에 덜어먹는 것을 자제하고, 편의점 도시락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때 뚜껑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아웃도어 용품

국가 공인 시험검사기관인 'KOTITI'의 조사 결과, 일부 아웃도어 제품의 경우 체내에 축적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 호르몬인 '과불화합물(PFOA)'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FOA는 등산복의 방수를 담보하기 위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제품에 들어가는 화학성분을 잘 따져보고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린이용 자동차

승용완구 일부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5월 시판 중인 12개 어린이용 승용완구를 조사한 결과, 주주토이즈(LS-528), 클레버(AM-177), 하나토이즈(하나키즈카1), 햇살토이(아우디 A3)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 장난감을 고를 때는 되도록 부드러운 폴리에틸렌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어린이가 플라스틱 제품을 입에 넣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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