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보톡스는 미용? 질병치료에 60% 이상 사용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3 20:09

수정 2017.03.23 20:09

(7)보톡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이 주름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보톡스를 시술하고 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이 주름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보톡스를 시술하고 있다.

주름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보톡스'입니다.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 botulinum)이란 박테리아에서 분비되는 독소를 이용한 물질로 신경근을 차단해 근육의 마비와 위축을 가져오는 원리로 주름을 개선합니다. 특히 인상을 쓰거나 특정한 표정을 지을 때 생기는 굵은 표정 주름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죠.

평소 미간을 찌푸리거나 입 주변을 긴장시키는 등 특정한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습관이 있으면 이 부위에만 유독 굵은 주름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때 보톡스를 주사해 인상을 쓰는 근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 습관이 개선되면서 주름이 사라지게 됩니다.
또 보톡스 시술로 잘못된 표정습관을 고치면 주름이 생기는 것을 늦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톡스는 6개월가량 지속되기 때문에 효과를 유지하려면 계속 맞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자연스럽고 안전한 결과를 위해서는 해부학적으로 얼굴 근육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시술해야 한다"며 "특히 눈 주변 시술을 잘못하면 눈썹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사무라이 눈썹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시술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톡스는 미용 시술뿐 아니라 질환 치료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톡스는 60% 이상 질병 치료에 활용됩니다. 보험 혜택이 적용되고 있는 소아 뇌성마비를 비롯, 안검경련이나 사시, 사경, 다한증, 요실금, 전립선 비대증, 항문치열, 뇌중풍(뇌졸중)후의 근육강직증, 근막동통증후군, 경부근 긴장이상, VDT 증후군, 편두통, 과민성방광증후군 등으로 치료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실제 전립선비대증의 경우에도 전립선 부위의 50% 이상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어 효과도 장기간 지속됩니다. 최근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직장인들이 자주 호소하는 질병인 VDT증후군 치료에도 보톡스가 사용됩니다. 근막동통증후군은 목덜미, 어깨, 허리 등의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지면서 통증이 생기는 증상입니다. 보톡스를 주사하면 운동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곳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근육의 수축을 억제해 근육을 이완시켜 줍니다. 또 편두통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편두통에 만성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위장장애 등 2차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보톡스를 사용하면 지속기간이 길고 진통제의 내성을 떨어뜨리지 않습니다.

과민성방광은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에 소변이 꽉 차지 않은 상태에서 방광의 근육이 수축하라는 갑작스러운 신호를 받아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요절박 상태가 느껴지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약물이 잘 듣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을 겪어 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 전에 보톡스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