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사실상 보류하자 그룹주 폭락‥실망매물 쏟아져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4 17:20

수정 2017.03.24 17:20

삼성전자가 24일 지주회사 전환이 현재 어렵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삼성의 상반기 내 지배구조 개편을 기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만 1000억원 넘게 팔아치우는 등 대거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증권가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상반기 내 다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실적 중심으로 주가가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우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72%(1만5000원) 내린 20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하루 새 각각 7.27%, 삼성SDS도 8.47% 급락했고, 삼성생명도 1.13% 하락한 11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의 예상대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나뉜다. 이때 지주회사는 삼성물산과의 합병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이 17.23%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2.8%를 활용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합병을 추진하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30% 가까이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이는 '자사주의 마법'으로 불린다. 이 같은 분할신주에 배정된 자사주의 의결권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하면서 조기 대선 전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결정하고, 상반기 내 완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삼성SDS는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9.20%로, 삼성물산 물류부문과의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삼성생명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정점에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날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은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이들 종목은 동반 하락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하루 동안 삼성전자를 1026억원가량 팔았고, 삼성물산은 127억원, 삼성생명은 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SDS는 2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증권가는 당분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이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사라지고, 1·4분기 및 올해 실적 전망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얼마 전 시장에 준 시그널과 달라 삼성전자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 지에 대해서는 분석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같은 결정을 한 원인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 시기는 달라지겠지만 (지배구조 개편 추진을)하기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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