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소매·음식 자영업자 채무 상환능력 취약"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4 17:21

수정 2017.03.24 17:21

부채 절대 규모 작아도 업황 부진따라 연체 경험..한은 금융안정회의서 공개
같은 자영업자라도 업종이 무엇인지에 따라 각각 다른 정도의 부채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의 절대 규모가 작아도 업황 부진에 따라 연체 경험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종별로 수익성이 갈리면서 창.폐업률도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23일 오전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금통위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은은 자영업자들이 제각각 부채를 떠안고 있는 점은 같지만, 부채 상환 능력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몸담은 시장의 경기가 활황이냐 불황이냐에 따라 부채 상환 능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부동산임대업 가구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의 연간 투자수익률이 2015년 이후 6% 내외 수준을 유지하는 등 수익성이 대체로 양호하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반면 소매업이나 음식점업의 경우 매출 감소를 걱정하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등 경영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중 업종전환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부동산임대업 가구는 전체의 3.5%에 그쳤지만, 소매업과 음식점업 가구의 경우 이 비중이 13.2%였다.

부동산임대업 가구들은 처음부터 큰 규모의 부채를 얻어 시작하다 보니 상환해야 하는 채무의 크기도 소매업이나 음식점업에 비해 크다.

하지만 연체 경험의 경우 이와 반대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일 이상 연체 경험을 가진 부동산임대업 가구 비중은 전체의 2.4%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소매업(8.6%)이나 음식점업(6.4%) 가구들은 부채 규모가 작더라도 30일 넘게 갚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이 같은 어려움을 반영하듯 영세업종 자영업 가구는 창업률이나 폐업률이 높고, 사업을 지속한 기간도 짧다. 한은은 국세청 자료를 인용해 소매업.음식점업의 창업률이 각각 22.3%, 26.4%로 높았으나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14.5%였다고 설명했다.
폐업률 역시 소매업과 음식점업은 각각 18.1%, 22.9%였지만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7.0%에 그쳤다.

2016년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480조2000억원으로, 이 중 사업자대출은 308조7000억원, 가계대출은 17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39.3%), 도소매업(15.7%), 음식숙박업(9.8%) 등의 순으로 대출 규모가 크게 집계됐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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