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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세월호 인양, 괴담 없애는 계기 삼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6 16:38

수정 2017.03.26 16:38

침몰의 진실도 인양돼야.. 증거 규명 선체조사 기대
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 만에 사실상 인양에 성공했다. 수백명의 아까운 생명과 함께 가라앉았던 선체 전체가 25일 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이제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세월호는 이르면 이달 중 목포신항으로 옮겨져 선체 조사가 실시된다. 우리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세월호 침몰을 둘러싼 '진실'도 함께 인양되기를 바란다.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는 동시에 확인 안 된 각종 의혹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세월호가 1075일 만에 어두운 바닷속에서 올라온 건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그간 선체 인양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없지 않았지만, 시신도 찾지 못한 실종자 9명을 수습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의미는 적잖다. 참척의 아픔을 삭이느라 눈물마저 말라버린 이들 '미수습자' 유족들의 한이 다소나마 풀리기를 기대한다.

다만 세월호 인양이 국민적 트라우마에 소금을 뿌리고, 사회적 갈등을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되어선 곤란할 게다. 그러자고 적잖은 예산을 쏟아부어 중국의 기술까지 빌려 선체를 인양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놓고 우리 사회에는 온갖 미확인 루머가 난무했고 개중에는 근거 없는 괴담도 많았다. 한 네티즌이 제기한 잠수함 충돌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다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서 균열 등 외부 충격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 않나.

박근혜정부가 세월호 문제를 다루면서 모호하고 소극적 입장으로 괴담이 횡행할 빌미를 준 건 아닌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 오죽하면 인양 시기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연계한 음모론까지 나돌겠나. 작업의 난이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던 정부가 당초 "4~6월 중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했다가 19일 전격 인양에 나서면서 오해를 자초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양을 하루만 늦춰도 인건비만 3억 넘게 불어난다"는 인양업체 측의 증언이 맞다면 인양 시기를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일 듯싶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투명하고 명쾌한 입장으로 각종 괴담이 발붙일 소지를 줄여야 한다. 제주 해군기지에 쓸 철근을 과다적재해 침몰했다는 설이나 세월호의 램프(화물 출입구)가 열려 바닷물이 유입됐다는 의혹 등은 아직 진행형이다.
앞으로 선체조사위는 팩트와 과학적 증거로 이런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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