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김정남 시신, 유족확인 없이 화장 후 北에 이송될 듯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7 17:50

수정 2017.03.27 17:50

말레이시아, 北 대사관 조사.. 양국, 사건 마무리 위해 합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이 유족 확인도 없이 화장 후 북한에 이송될 처지에 놓였다. 북한은 입장을 바꿔 말레이시아 경찰의 자국 용의자 조사를 허용했다. "유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던 말레이시아 당국도 김정남의 시신을 화장장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출국금지를 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던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하는 조건으로 외교적 협상을 벌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과 일본 언론 등을 종합하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이 전날 오후 쿠알라룸푸르 외곽의 화장장으로 옮겨졌으며, 시신을 화장한 뒤 북한 측으로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은 말레이시아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중으로 북한에 이송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외교 당국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신문은 "북한이 최근 협상을 위해 새로운 외교단을 말레이시아에 보냈다는 정보도 있다"며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러 어떤 합의에 도달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 사건 마무리 절차에 돌입했다는 분석은 지난 주말부터 나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지난 26일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리지우 등 용의자 3명을 조사했다.

북한 당국의 허가 없이 치외법권인 대사관 조사는 불가능하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사건 마무리를 위한 외교적 합의를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체면을 세워주는 수준에서 사건 마무리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들을 귀환시키기 위해 김정남 시신을 넘기는 데 합의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