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 준비됐나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8 16:57

수정 2017.03.28 16:57

[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 준비됐나

19대 대선 후보들이 정책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많은 후보들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일자리와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인공지능(AI).클라우드 기술들이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은 분명하다. 일례로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스마트공장에서는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생성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활용함으로써 생산과 마케팅을 최적화할 수 있으니 생산성 향상은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이 떠오르면서 통신산업의 역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토대인 차세대 지능형 이동통신망 구축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지능형 이동통신망으로 불리는 5세대(5G) 통신망은 수천억대의 기계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고, 공장제어.자율주행.원격의료 등에 필요한 초고속.초저지연성을 갖춰야 한다.
5G를 통해 이미 포화상태에 빠져 있는 국내 통신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먼저 풀어야 할 난제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5G 통신망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하지만 투자여건이 녹록지 않다. 미래창조과학부는 5G산업의 경제효과가 2026년까지 총 552조원 생산 유발, 144조원 부가가치 유발 및 58만명의 고용창출을 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장기 저성장의 위험을 무릅쓰고 선투자하는 것이 쉽겠는가.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꼭 필요한 5G 통신망을 신속히 구축하기 위해 국내 통신산업계의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정부의 재정지원 등 민관 협력의 노력이 필요하다.

5G 통신망 구축보다 더 큰 문제는 활용에 관한 문제다. 과거 1990년대 초고속정보망을 구축했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비즈니스와 콘텐츠 개발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IoT.빅데이터.AI.클라우드 기술 등은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앞서 나가고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이 많지 않다. 5G 통신망 구축 단계부터 관련 산업과 기업을 육성해 5G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규모 자본력과 통신망 기반의 플랫폼을 갖고 있는 국내 통신산업이 5G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지 않으면 국내 ICT 생태계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어렵게 구축한 통신망에 국내 토종 서비스는 없고, 외국 글로벌 기업의 서비스만 지배하는 공간으로 전락하게 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국내 통신사들은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6000만명에 이르고, 전 세계 통신서비스 가입자 증가는 1%에 불과하다. 이제는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IT기업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킨 제조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은 더 이상 내수산업이 아니다.
지금은 국경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기술 발전으로 언젠가 국내 통신망을 무력화하는 글로벌 통신망이 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막대한 자금과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에 맞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맹주 강남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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