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체육특기생들 학사 관리 부실 ‘만연’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9 17:21

수정 2017.03.29 17:21

교육부, 17개 대학 현장조사
최근10년간 졸업생중 394명 3번이상 학사경고 불구 졸업
재학생 가운데 332명이나 허술하게 성적.출결 부여받아
체육특기생들 학사 관리 부실 ‘만연’

체육특기생에 대한 학사 관리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특기생 100명 이상인 대학 17곳이 모두 1명 이상 성적이나 출결 관리 부실이 적발됐다. 최근 10년간 체육특기자 졸업생 중 394명이 재학 중 3번 이상 학사경고를 받고도 졸업했고 현재 체육특기생으로 재학중인 학생 가운데 부실하게 성적이나 출결을 부여받은 학생은 332명에 이르렀다.

■100명 이상 대학 17곳 모두 적발

29일 교육부가 체육특기생 재학생 100명 이상인 17개 대학을 대상으로 학사관리 부실 실태를 현장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17개 대학 모두 출결이나 성적 관리 등을 허술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농단' 사태를 부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와 조카 장시호씨가 각각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이화여대와 연세대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부실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1996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학사경고 3회 이상 누적에도 제적되지 않은 학생이 394명에 이르렀다.
고려대는 236명을, 연세대는 123명, 한양대와 성균관대도 각각 27명과 8명이 이런 경우였다. 4개 대학 모두 학사경고 3회 이상 등으로 누적된 경우 학칙상 제적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총장 결재나 학생 이익 우선 적용 등의 이유로 제적하지 않았다.

성적이나 출결 관리도 부실했다. 체육특기생이 프로 입단으로 학기 중 수업과 시험 참여를 못해 공결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도 출석인정 및 학점을 취득하고 해당 교수는 학칙상 출석 일수가 미달한 프로 입단자에게 성적 및 학점을 부여했다. 이런 경우는 9개 대학, 57명이었고 교수는 370명이나 포함됐다.

시험이나 과제물를 대리로 응시하고 제출한 경우도 5개 대학 교수 5명과 학생 8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군 입대, 대회 출전 등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체육특기생을 대신해 교수, 학생이 시험 및 과제물을 대리 응시?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체육특기생은 병원 진료 사실확인서의 진료기간, 입원일수 등을 사실과 다르게 제출하고 학점을 취득했다.

장기 입원이나 재활 등으로 장기 결석한 경우도 일부 출결이나 성적을 부당하게 부여받았다. 체육특기생이 장기간 입원, 재활치료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해 공결 인정 대상자가 아닌데도 해당 학생은 출석 인정 및 학점을 취득했고 교수는 학칙상 출석 일수 미달한 입원, 재활자에게 성적 및 학점을 부여한 경우가 6개 대학에서 적발됐다. 98명의 교수가 학생 25명의 출결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 출석 일수가 미달된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한 경우도 13개 대학이었다. 52명의 교수로부터 417명이 부당하게 성적과 학점을 부여받았다.

■교육부, 학점 취소.고발 등 강경조치

이에 따라 학사경고 누적자와 중복인원을 제외하면 처분 대상자는 교수 448명과 학생 332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현재 조사대상 17개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이 휴학생을 제외하면 4183명인 점을 감안하면 체육특기생 10명 가운데 8명 가까이 학사관리가 부실했다는 이야기다.


교육부는 제적대상 학생을 제적하지 않은 해당 대학측에 학점을 취소하고 해당 교수에게는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감봉이나 경고 등 조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시험 대리 응시, 진료 사실확인서 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가 인정되는 해당 교수, 학생은 사문서 등의 위조 또는 위조 사문서 등의 행사죄로 고발하고 위반 건수를 기준으로 대학에도 기관경고 등의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100명 미만 대학은 자체 점검 및 서면보고를 실시해 이후 점검 결과를 종합 감사 등에서 확인할 예정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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