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北, 핵실험장 '통신케이블' 설치.. 사실상 핵실험 준비 끝나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9 17:37

수정 2017.03.29 17:37

핵실험 실시 전 마지막 단계 완료.. 핵실험 임박 분석
38노스 "파키스탄식 다중폭발실험 실시 가능성 높다"
핵보유국 지위 인정 받아 대북제재 철회 등 요구할 듯
최근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연이어 북한의 핵실험 임박 징후를 공개하고 있어, 북한이 사실상 6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과거 파키스탄처럼 동시에 다중의 핵폭발실험을 실시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한반도 안보가 중대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핵실험장 통신테이블 설치해 핵실험 임박…다중핵폭발 시도할 듯

38노스가 28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인 2번 갱도 부근에서 통신케이블을 설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5일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갱도에 4~5대의 차량 또는 트레일러가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핵실험 실시 전 마지막 단계인 통신케이블 설치가 이뤄졌다면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명령만 기다리며 6차 핵실험 '대기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38노스 등이 관측한 위성사진 분석 등을 볼 때 이전과 달리 이번 6차 핵실험은 같은 날 2~3발을 동시에 터뜨려 파키스탄식 다중폭발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파키스탄의 경우 1998년 5월 28일 3차례, 5월 30일 3차례 등 이틀에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와 관련해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6차 핵실험이 정치적 의도를 가진 핵실험인지, 기술적 입증을 위한 핵실험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다중폭발실험을 통해 핵무기 고도화의 완성을 인증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북한이 이를 통해 기술적 입증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술적 입증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노림수로 쓰려는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다중폭발실험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 대북제재 철회와 향후 핵보유국 간의 평화협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北 '핵 동결' 내세우더라도 안보위협 높아

이날 38노스는 북한이 펌프를 이용해 북쪽 갱도에 고인 물을 동쪽과 서쪽 갱도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통신장비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북쪽 갱도 내 물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2∼3발의 다중핵폭발실험 위력에 견딜 수 있도록 갱도를 더 깊이 파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배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동결' 조건을 내걸고 미국과 대북제재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북한이 핵동결을 내세우더라도 투명하지 못한 북한 체제가 핵을 은밀히 실험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북한의 면적에 비해 수소탄의 위력이 크기 때문에 수소폭탄 실험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소폭탄 연구나 기술축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이 언제 6차 핵실험을 감행할지에 대해서는 최고인민회의 날이자 김정은이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된 4월 11일 이전인 8~10일과 같은 달 6~7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김일성 105주년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전후로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핵실험과 함께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85주년에 맞춰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신형 엔진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하는 전략적 도발에 나설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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