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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 상하이 림프학회서 '의료한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17:13

수정 2017.03.30 17:13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 상하이 림프학회서 '의료한류'
림프부종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심영기 연세에스병원장이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세계림프부종학 심포지엄'에서 최신 치료사례를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30일 밝혔다.

그는 이번 학회에서 세계 최초로 지방유래 줄기세포 등을 병용한 치료법 등 자신이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림프부종 치료 가이드를 소개했다.

심 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림프부종은 더 이상 난치병·불치병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논문도 발표했다. 심 원장은 2008~2016년 연세에스병원을 찾은 1011명 환자의 임상 케이스를 분석, 그가 고안한 치료법으로 증상이 호전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막히거나 림프 기능부전으로 주로 사지가 심하게 부어오르는 질환이다. 보통 정상인의 경우 부기가 생기면 2주일 정도면 가라앉는다.


하지만 림프부종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종이 더 악화된다.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선진국에서조차 림프마사지, 압박스타킹 착용 등 관리 차원의 처방만이 내려지는 수준이다. 선천적으로 림프 계통에 문제가 있거나, 암수술·방사선치료·항암치료 등을 받은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예컨대 자궁암수술 후엔 다리가, 유방암수술 후엔 팔이 부어오르는 게 흔하다.

1011명을 분석한 결과 림프부종 환자의 성비는 여성 대 남성이 4.58대 1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선천성 림프부종은 228명으로 22.5%를, 후천성 림프부종은 783명으로 77.5%를 차지했다. 후천적 림프부종은 대부분 암수술 이후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림프부종의 경우 젊은층은 선천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나이가 든 사람에선 후천적으로 나타난다. 환자는 대부분 중장년층이었다. 1011명 중 780명이 41~70세 이상 연령대에 속했다. 39세 이하 환자는 125명으로 이 중 선천성은 103명, 후천성은 22명이었다.

선천적 림프부종인 경우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질환이 발생했다. 그러나 5명의 환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18세 전후로 생기는 '속발성 림프부종' 또는 35세 전후에 생기는 '완발성 림프부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후천적 림프부종의 경우 645명(59.4%)이 암 발병 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림프부종을 일으킨 암종은 △자궁암 393명(39%) △유방암 154명(15%) △난소암 32명 순이었다. 자궁·난소암 환자는 대개 다리가, 유방암 환자는 팔에서 림프부종이 발생했다.

이밖에 원인으로 다른 수술 후유증 59명, 대사증후군 49명, 감염 21명, 원인불명 10명 등이 꼽혔다.

림프부종 환자의 97.1%에서 부종이 팔다리 등 사지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다리부종이 팔부종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심 원장은 "림프부종은 초기부터 철저히 치료해야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데 내원한 환자의 73%는 발병 후 6~10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선천적인 림프부종 환자 중에는 20년 이상 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악화 예방책으로 압박붕대나 압박스타킹을 신고, 림프드레나지(배출로) 마사지 등을 시행하는 게 유리하다"며 "하지만 이들 방법은 예방에 그칠 뿐 이미 림프부종이 심해져 굵어지고 섬유화가 진행돼 딱딱해진 경우엔 환부를 줄이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지방흡입, 림프흡입수술과 함께 줄기세포를 환부에 주입하는 것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논문 결과 모든 환자의 팔다리에서 나타난 부종의 부피가 줄었다. 1년 후에도 103명은 꾸준히 부피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심영기 원장은 림프부종의 정도에 따라 기존 △림프흡입술 △지방흡입술 △미세림프수술 △줄기세포치료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질환을 개선한다. 터질 듯 부푼 환부를 줄이고, 다시 림프액이 고이지 않도록 림프관을 재생시켜 본래 자신의 팔다리와 비슷한 모양으로 되돌리는 게 수술의 요체다.

줄기세포는 신생혈관 및 림프관을 형성하는 재생 효과로 림프부종 환자의 환부에 주입하면 증상이 크게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원장은 향후 줄기세포의 치료 메커니즘과 관련한 연구가 진척돼야 하지만 현재로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술보다 뛰어난 치료효과로 예방 차원에 그치던 림프부종 치료를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무엇보다 단순 림프압박을 넘어 최소침습수술로 흉터가 적고, 빠른 치료 효과를 수술 당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환부가 줄어들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그는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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