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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선] 답답한 대선 TV토론, ‘미국식 스탠딩’으로 바뀔까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17:59

수정 2017.03.30 17:59

선관위 최소 1회 도입 검토.. 유력주자 1대1 토론은 불가
우리 대선 TV토론도 더 이상 외면받지 않고 미국 대선과 같이 온 국민의 축제의 장이 될수 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TV토론 문화 개선을 위해 스탠딩 토론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스탠딩 토론 방식은 깊이 있는 토론을 위해 준비된 원고 없이 현장에서 나오는 질문을 후보자가 답하거나 상대 후보와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후보 간 인물과 정책 검증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개방하자는 취지다.

TV토론으로 예정된 3회 중 최소 1회는 이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며 4월 7일 최종안을 발표한다.

이번 개편안은 시간총량제 자유토론 강화 등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인사말과 정견도 생략하고 토론 주제도 2, 3개로 축소해 토론 집중도를 높일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일부터 30일까지 10회에 걸쳐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 토론회는 미국 대선 TV토론과 마찬가지로 역동적인 후보검증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스탠딩 토론 방식을 도입하자는 주장 등이 나왔지만 촉박한 일정 등으로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스탠딩 토론이 도입되더라도 일정 기준을 갖춘 후보자면 모두 참가하는 만큼 유력주자들의 1대 1 토론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스탠딩 방식 도입뿐 아니라 토론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좁은 공간에서 특정 후보를 집중해서 검증할 수 있는 타운홀미팅 방식이나 하루종일 1대 1로 끝장토론을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토론회 횟수를 늘려 검증 기회를 강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경선캠프 관계자는 "특히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2012년 대선에서 토론회가 검증에 실패했다는 교훈을 거울 삼아 토론회의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스탠딩 토론 방식 도입을 놓고는 보다 더 철저한 후보검증 기회라는 주장과 이미지 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자신의 정책공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느냐와 토론 속에서 상대 후보를 설득하고 이해하는 소통능력이 있느냐를 본다는 점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당선 이후 상대를 설득하고 토론하는 게 정치이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 리더십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정치학과 김용철 교수는 "순발력 있고 언변 좋고 인물 좋은 후보가 유리하다"며 "이는 이미지 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보다는 1대 1 토론 확대 등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스탠딩 토론회가 열리고 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일부 차용하고 있다. 역사적 결전으로 불리는 2012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간 1차 TV토론에서 롬니가 대활약을 펼쳤지만 2차 토론에서 권토중래한 오바마가 3차 토론회에서 판정승으로 결국 대선의 희비가 갈렸다.
TV토론을 후보 간 인물과 정책 검증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개방해 흥행은 물론 유권자에게도 알 권리를 보장한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꼽힌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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