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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길라임 주사, '태반+백옥+신데렐라주사' 믿을만한 효과있다는 연구는 없네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21:19

수정 2017.03.30 21:19

(8)길라임 주사
[yes+ Health]
최근 잇따라 기능성 주사제 효능과 안전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기능성 주사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맞았다고 알려진 피부미용과 피로에 좋은 주사들입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태반주사+백옥주사+신데렐라주사를 합쳐 '길라임 주사' 이벤트 9만9000원을 내세우며 세일을 하는 병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중년을 넘긴 여성들이 혹시 나도 저 주사를 맞으면 젊어지지 않을까 하면서부터 매출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우선 신데렐라주사는 비타민 C, E의 400배에 달하는 활성산소의 산화작용을 막는 항산화력을 가진 신델라주(티옥트산)에 고용량비타민C군, 복합비타민B군을 혼합한 주사라고 합니다. 이를 주사한 병원에서는 피부노화 방지와 에너지 생산촉진작용으로 피로회복에 탁월하며 미백, 식욕억제, 체중증가 방지에 좋다고 말합니다.


백옥주사는 비욘세가 맞아 유명해져 일명 비욘세주사라 하는데 루치온주(글루타티온)에 고용량비타민C군, 복합비타민B군을 혼합한 주사입니다.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해 빠른 미백효과와 중금속 제거, 간 해독, 피부재생 효과를 나타내 맑고 깨끗한 피부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반주사는 태아와 모체를 연결해 영양공급의 기능을 하는 '태반'으로 만든 주사입니다. 병원에서는 피로회복이나 피부의 미백.재생 효과를 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효능은 간기능 개선과 갱년기증상 개선입니다.

마늘주사는 비타민B1인 푸르설티아민염산염을 정맥에 주입하는 것입니다. 실제 마늘의 영양성분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마늘성분 중 하나인 알리신이 들어가 주사를 맞으면 코와 입 안에 마늘 냄새가 퍼진다고 해서 마늘주사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주로 피로 개선과 눈의 피곤함, 뭉친 어깨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멀티 미네랄주사는 우리 몸에 필수적인 다섯 가지 무기질 미량원소(구리, 크롬, 아연, 망간, 셀레늄)에 고용량 아미노산을 혼합한 다음 강력하고 균형 있게 투입한다고 합니다. 이 주사도 각종 피로 및 잦은 질병과 노화를 예방하고 면역력 강화와 항암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 주사제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의약품부작용보고시스템(2008~2015년)에 따르면 기능성 주사제(신데렐라.백옥.마늘.태반주사) 부작용 건수는 134건으로 조사됐습니다. 주로 가려움, 두통, 발진, 두드러기 등 일반 알레르기 반응이 많았고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백옥주사는 주성분인 글루타티온의 미백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부족하고 백반증,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데렐라주사의 티옥트산은 다른 항산화물질과 같이 세포 내 산화환원 상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미백 및 주름 예방에 대한 임상결과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감초주사의 경우 스테로이드 구조와 유사해 항염 효과를 나타내지만 스테로이드와 유사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민정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능성 주사제의 효능과 안전성, 사용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해 "피부미용이나 피로회복 등을 목적으로 정맥주사제를 투여해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없다"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무분별한 주사제의 투입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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