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美 "북핵문제 독자대응 가능" 초강경 압박

성과 없이 끝난 미-중 정상회담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북한 핵 문제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맥없이 끝났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지난 6일과 7일(현지시간)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은 최대 화두인 북핵과 무역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물 없이 서로의 상황인식 수준에 그쳤다. 회담을 마치면 관례적으로 발표되는 공동성명과 공동기자회견도 없이 '세기의 담판'이 알맹이 없이 마무리됐다. 미.중 양국은 각각 브리핑을 통해 자국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양국 정상회담 이후 공동 브리핑을 통해 북핵 해법을 위해 중국과 협력의 필요성을 전하면서도 "우리는 이 사안(북핵)이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라고 한다면,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돼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독자적인 대북 대응책을 구사하겠다는 초강경 압박에 나선 셈이다. 대북옵션에 대해선 중국의 기업과 기관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제2자 제재)을 강화하는 것과 전술핵을 포함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반면 중국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드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9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미.중 정상회담 상황 통보'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견해를 나눴다.

브리핑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한반도 핵문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견지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관련 결의를 계속 전반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쌍궤병행(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제안을 소개하고 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찾기를 희망했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정작 회담장에서는 북한의 핵 능력 진전이 매우 심각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점에 한목소리를 낸 게 전부이며, 이후 각국 브리핑으로 기존 입장만 다시 강조한 것이다. 미.중 양국 간 공동의 북핵 해법 도출은커녕 미국의 독자행동론만 확인한 셈이 됐다. 북핵 해법에 대한 중국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아닌 장외전법으로 시 주석을 압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중 정상이 한국 정부를 배제한 채 한반도 문제 전반을 다뤘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공백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양국 간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이 그나마 실질적 성과물로 꼽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시행시기가 없다는 분석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100일 계획은) 협상이 필요한 문제"라며 "목표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라며 큰 방향만을 제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일부 매체들은 중국이 미국을 달래기 위해 '100일 계획'에 수긍하는 자세를 취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어쨌든 양국 정상이 100일 계획에 합의함에 따라 양국 간 무역갈등 대충돌은 일단 피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우려해온 우리 정부도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