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전망대]

허술한 타당성조사 탓에 눈덩이 손실 떠안는 민자사업자

지령 5000호 이벤트
국토의 균형발전, 공공부문의 민영화, 건설경기의 부양 등을 위한 민간자본의 국가 인프라 투자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자사업에는 건설.양도 후 운영방식(BTO), 건설.운영 후 양도방식(BOT), 건설.소유 운영방식(BOO), 건설.양도 후 리스방식(BTL), 건설.리스후 양도 방식(BLT) 등이 있다. 이런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각종 환경평가, 교통량, 수지분석 등 타당성조사를 해야 하는데 이 조사가 허술하게 진행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9일 기업정보제공업체 중앙인터빌에 따르면 타당성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대표적 사업장으로 의정부경전철, 신분당선 등이 꼽힌다. 의정부경전철은 이미 파산을 선언했고, 신분당선은 2011년 부분개통을 시작했으나 5년 만에 누적 결손금이 3700억원을 넘어섰다.

중앙인터빌 기업분석부 이진희 과장은 "우리나라 도급순위 100대 건설사 가운데 상위 30~40개가 국내 건설 및 전문건설업, 시멘트, 창호 등 부대산업을 먹여 살린다"며 "메이저 건설사들은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민자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일 수도 있지만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장은 "지방 광역시 민간투자시설사업의 시행사 A사는 B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라며 "이 현장은 지난 2007년 착공해 2013년 개통됐는데 3년 만인 2016년 말 현재 적자가 누적돼 자본잠식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A사의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통행료수입은 170억원에 불과하다. 장단기차입금 약 2700억원에 대한 이자비용으로만 130억원이 지출됐고, 순손실액만 120억원을 넘었다. B사 컨소시엄의 운영기간은 오는 2039년까지다.

수도권 유료고속도로 사업자인 C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과장은 "C사는 D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인데 2012년 D사 계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가 C사의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면서 "C사의 사업장은 2010년 개통했지만 매년 2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16년 말 현재 C사의 누적 결손금은 1900억원을 넘어섰다. 자본잠식액도 1700억원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밖에 민자발전사업장의 합작법인 상당수도 부실한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부실한 민자발전사업장이 많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정부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정부가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