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수출 호조? 안심하긴 이르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1 17:09

수정 2017.04.11 17:09

[차장칼럼] 수출 호조? 안심하긴 이르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보기 좋게 깨지고 있다. 경제 예측은 틀렸지만 기분 좋은 오답이다. 최근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주요 기관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순항하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최악의 침체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기관들은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 초중반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정부 전망치가 2.6%로 가장 높았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원들은 2% 초반을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1% 성장률을 거론하기도 했다. 대내외 환경 중 우호적인 게 하나도 없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경착륙이 위험요인으로 거론됐고, 내부적으로는 정치적 혼란과 가계부채, 내수 등을 꼽았다. 수출 역시 세계교역량 증가세의 구조적 둔화 및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낮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수출이 예상을 깨고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가 넘는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기조는 3월에도 이어졌다.

세계 경제회복이 한국의 수출을 이끌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중국, 일본이 살아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3.0%)보다 0.3%포인트 높은 3.3%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꼽았던 트럼트 미 대통령 당선이 미국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으면서 세계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

한국 수출 증가로 소비심리 개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바클레이스, 노무라 등 10개 글로벌 투자은행이 내놓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현재 평균 2.5%다. 2월 말에 비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한국은행 등도 이번주에 수정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전망치 상향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불확실성은 산재해 있다. 당장 4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채권은행과 사채권자들의 줄다리기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 후 정상화되면 지역 경제 및 한국 경제에 미치는 단기간 충격은 예상외로 클 것으로 예측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역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일부 업종에서는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잠재적 위험요인이다.


특히 5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어떤 정책을 펼칠지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부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올 초 예상보다 경제가 좋아졌을 뿐이지 본격적인 회복세가 아니라는 것. 이제는 국내 불확실성 해소에 중점을 둬야 할 때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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