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대선과 포퓰리즘 공약


대선정국이다. 5월에 대선이 치러져 '장미대선'으로 불리고 있다. 5명의 대선후보가 결정됐고 첫 TV토론회도 열렸다. 후보 등록도 코앞이다.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네거티브 전략도 보인다.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양강구도를 형성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적폐청산 논쟁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각자의 선명성을 드러내며 문 후보와 안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5명의 대선후보는 여러 가지 공약도 내놓고 있다. 일자리부터 육아까지 각 후보들은 자신과 자신들이 속한 당의 철학이 반영된 공약을 쏟아내는 중이다.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좋은 공약이라면 200% 환영한다.

하지만 이들의 공약에서 경계해야 할 것도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포퓰리즘 공약이다. 특히 경제 금융분야의 포퓰리즘 공약은 더 그렇다. 이번 대선에서도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는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이다.

문 후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카드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가맹점 범위를 연 매출 기준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중소가맹점 범위는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을 현행 1.3%에서 1%로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것이 문 후보의 계획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문 후보와 비슷한 입장이다. 심 후보도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최근 내놨다.

지난해 1월부터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연 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서 0.8%로, 연 매출 2억∼3억원인 중소가맹점에서 1.3%로 각각 낮춘 바 있는 카드사들은 대선 후보들의 이 같은 카드 수수료 인하 공약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수천억원의 수익이 줄어들었는데 대선 후보들이 카드 수수료 인하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는 필요할 수도 있다. 다만 아쉬워서 그렇다. 이왕 카드 수수료 인하처럼 관련업계에 큰 영향을 주는 공약을 내놓을 것이라면 관련업계 의견도 수렴하고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따져보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그런 주요한 공약을 내놓기 전에 충분한 사전검토가 이뤄졌는지 의구심도 든다.

대선 후보라면 자극적인 포퓰리즘 공약보다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실제로 이뤄질 수 있는 공약을 내놓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구호가 돼버린 공약을 봐왔다.
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경제강국을 뜻하는 '747' 공약이나 창조경제정책 등이 그것이다. 이번 대선에선 실현될 수 있는 공약을 보고 싶다. 그런 공약을 내놓는 후보도 보고 싶다. 그런 후보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ck7024@fnnews.com 홍창기 금융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