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3일 프랑스 대선… 샹젤리제 테러로 대혼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1 17:22

수정 2017.04.21 17:22

치안강화 외친 르펜에 유리 "극우 후보 당선땐 대혼란" 라가르드 IMF총재 경고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 후보가 당선되면 거대한 혼란이 닥칠 수 있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1~4위 대선후보간 경쟁률이 치열한데다 여론조사에서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많아 오는 23일 치러지는 1차 대선에서 누가 1, 2위를 차지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의 발언이 나왔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사흘 앞 둔 이날 파리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총격 테러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반이민을 내건 극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선후보에 흐름이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랑스 출신으로 이번 대선 유권자이기도 한 라가르드 총재는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23일 치러지는 1차 대선 투표에서 르펜이 1, 2위 안에 들어가 5월 7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대대적인 혼란이 닥칠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르펜은 대선 공약으로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민억제 등을 내걸고 있다.

라가르드는 "무엇보다 (EU 통합) 프로젝트 자체가 유럽을 전쟁의 공포에서 지켜줘왔다"면서 "그 공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세대도 이를 간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수세기 동안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눠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라가르드는 "유럽이 70년 가까이 평화를 유지했고, 우호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귀중한 보석 같은 것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가 극우 후보의 당선이 유럽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프랑스 대선 전망은 안갯속이다.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가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좌파 에마뉘엘 마크롱과 르펜이 1, 2위를 달리는 가운데 보수파인 프랑수와 피용과 극좌파 장 뤽 멜랑숑이 그 뒤를 바싹 쫓고 있다.

19일 발표된 세비포프(Cevipof)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이 23%, 르펜이 22.5% 지지율을 보였고, 각종 스캔들이 터지면서 낙마 위기에 몰렸던 피용은 기사회생하면서 19.5%, 극좌 멜랑숑도 19%를 기록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상당수 유권자들이 부동층으로 분류된 터라 23일 1차 투표에서 누가 1, 2위에 올라 다음달 결선투표를 치를지 알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날 파리 샹젤리제 테러로 대선판은 큰 변동을 겪게 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2위로 밀려나며 점차 세가 빠지고 있던 르펜이 상승 모멘텀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공권력 강화를 외쳐 경찰 내 지지층이 두터운 르펜은 이번 테러로 치안.안보 요구를 등에 업고 판세를 유리하게 되돌릴 기회를 잡았다.

반면 뒷심을 발휘하면서 치고 올라온 선두주자 마크롱은 샹젤리제 테러로 불리한 처지가 됐다.


올해 39세로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데다 경제장관 출신으로 안보에는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마크롱이 프랑스의 저명한 안보전문가인 장 이브 르 드리앙 전 국방장관을 캠프에 합류시켰고, 19일 밤 낭트 연설에 그를 등장시킨 것이 유권자들에게 먹혔을지가 관건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마크롱과 르펜이 5월 7일 결선투표에 진출하고 결선에서는 결국 마크롱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샹젤리제 테러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해 그 결과를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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