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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로] 가정의 달과 5월 대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4 17:15

수정 2017.04.24 17:15

[윤중로] 가정의 달과 5월 대선

계절의 여왕인 5월이 코앞이다. 아직 일주일가량 남았는데도 집안 분위기는 기대로 들떠 있다. 초등학생인 아들은 물론 고등학생 딸, 부모님 등 모든 식구들이 저마다 기대를 하고 있다. 아들은 벌써 어린이날 선물을 정하고 사달라고 조르고 있고, 딸은 어린이는 아니지만 아직 어른은 아니니 선물을 줘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아들은 예상하지 못한 10일간의 특별 방학이 예정되자 혼자 여행계획도 짜고 있다. 친구들이 여행 간다고 자랑하고 있다면서 자신도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아들딸의 요구에 부모님들은 말을 아끼시지만 예년 수준은 예상하고 계실 듯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감은 더 커질 것이다. 다들 행복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단 한 사람, 가계를 담당하고 있는 와이프만 깊은 고심에 빠져 있는 듯하다.

재정적인 고민이 있지만 5월은 1년 12개월 가운데 가장 즐거운 기억이 많은 달이다. 설, 휴가, 추석, 크리스마스 등 여러 이벤트를 가진 달이 많다. 그러나 5월만큼 가족과 함께 하는 이벤트가 많은 달은 없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가고, 부모님과 함께 특별한 외식을 하며 추억을 쌓는 가족들이 많다. 특히 올해는 징검다리 연휴로 가족 간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것으로 보인다. 징검다리 연휴 중간중간에 연차 또는 휴가를 낸다면 10일이 넘는 휴일을 보낼 수도 있다. 여름 휴가 전에 보너스 휴가인 셈이다.

올해 5월에는 국가적으로도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5월 9일 대선이다.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5월 이벤트에 합류했다.

그러나 국가적인 이벤트이기는 한데 현재로서는 달갑지 않다. 혼란스럽기만 하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공약은 찾을 수가 없고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만 제기되고 있다. 아이들 들을까 겁나는 '돼지흥분제' 얘기도 나온다. 지금 분위기로서는 대선이 즐거운 5월의 분위기를 망칠 것만 같다.

이렇다 보니 대선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대선 날짜는 다가오는데 '지지후보가 없다'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유권자는 늘어만가고 있다. 이러다 5월 9일이 대통령선거일이 아닌 '쉬는 날'이 돼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가 될 수 있겠다는 걱정도 든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아픈 과거로 우리는 올해 5월에 '장미 대선'이라는 새 이벤트를 경험해야 한다. 추운 겨울이 아닌 꽃 피는 봄에 대선이라니 다소 어색하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제대로 잘 뽑으면 앞으로 5년간 매달이 축제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는다면 한달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힘들 수도 있다.
내년 5월에도 가족과 아무 걱정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유권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꼭 투표하고 쉬자.

kskim@fnnews.com 김기석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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