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도시바 인수전' 귀국, 최태원 회장 "아직 뭐라 말하기 일러"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6 18:07

수정 2017.04.26 18:11


'도시바 인수전' 귀국, 최태원 회장 "아직 뭐라 말하기 일러"
최태원 SK 회장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기업인수합병(M&A) 프로젝트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과 관련한 일본 출장에서 돌아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은 26일 2박3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한 직후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현장에 다녀왔고 일본밖에 안가서 어떻다고 말씀드리기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출국금지에서 4개월만에 풀려난지 일주일 뒤인 지난 24일 1차 예비입찰이 끝난 도시바 인수전을 현장에서 챙기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최 회장은 출국 당시 다소 편한 복장과는 달리 이날은 짙은 회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다. 다만, 촉박한 일정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 회장은 도시바 인수전에 대한 자신감을 묻자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 회장과 함께 귀국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일본에서 한국 언론 보도를 모두 번역해서 보고 있다"며 "누가 점령하고 하는 것이 아니니 서로가 윈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수전이 이제 초반이다보니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음달 2차 입찰과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갈 길이 많아 섣부르게 인수전 전망을 내놓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번 출장동안 도시바 경영진과 회동을 갖고 SK그룹의 반도체사업 비전과 투자계획 등 인수의지를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소 2조엔(20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인수 자금 조달과 한국기업 인수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재무적 투자자(FI) 등과도 만나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관측됐다.

일본 언론들은 인수 주체인 SK하이닉스가 미국계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도했다.

현재 도시바 인수전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반도체기업인 웨스턴디지털, 미국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대만 훙하이정밀공업 등 4파전으로 압축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내에서는 기술유출 우려 등으로 미국 기업과 일본 민관투자펀드 및 일본정책투자은행 연합의 인수 가능성을 높이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출장을 통해 사실상 도시바 인수전 전면에 나선 최 회장과 SK하이닉스가 웨스턴디지털 등 경쟁사나 일본과 미국계 FI를 중심으로 다국적 연합군을 구성할 가능성도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이 조만간 일본이나 미국 출장에 다시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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