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fn 스포트라이트 장기실종아동, 그들은 어디에] 지문·사진 사전등록하면 미아 발생시 인적사항 바로 파악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7 17:07

수정 2017.04.27 17:07

4. 결국, 예방이 최선…국민적 관심 높여야
경찰청 사이트.모바일 앱이나 경찰서.지구대서 등록 가능
2012년 제도 시행 이후 실종아동 14.6% 감소 효과
지난 3월 16일 오전 9시10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도보순찰을 하던 홍은파출소 권순호 경사는 길을 잃고 울고 있는 A군(5)을 발견했다. 권 경사는 A군이 불안증상을 보이자 즉시 '폴리폰'(LTE스마트폰)으로 지문조회를 하고 얼굴사진을 대조했다. 권 경사는 A군의 사전등록 자료로 인적사항을 파악했고 불과 10분여 만에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할 수 있었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 캠페인.
지문 등 사전등록제 캠페인.

[fn 스포트라이트 장기실종아동, 그들은 어디에] 지문·사진 사전등록하면 미아 발생시 인적사항 바로 파악


실종 관련 업무는 수사뿐만 아니라 예방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 행방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장기실종 특성으로 최근에는 경찰과 실종아동전문기관 등이 예방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장기실종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이 최선이라는 지적과 함께 실종아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종 후 10분 만에 신속발견…지문.사진 사전등록하세요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012년 7월부터 지문.사진 사전등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사전에 18세 미만 아동이나 장애인, 치매환자 등의 지문과 얼굴사진을 경찰에 등록, 실종사건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찾아주는 제도다. 경찰청 '안전드림' 웹사이트에서 직접 등록하거나 가까운 경찰서, 또는 지구대, 파출소에서 등록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안전드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지문.사진 등록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추가해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을 이용해 지문과 사진을 등록할 수 있게 됐다. 경찰관 휴대용 조회단말기에도 지문.사진 사전등록 기능을 탑재했으며 조회단말기를 이용해 지문으로 실종자 조회도 가능하게 했다.

제도 시행 이후 사전등록 정보를 이용한 발견실적은 아동 131명, 장애인 89명, 치매환자 20명 등 총 2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실종아동 등이 14.6% 감소하는 등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아직 사전등록 실적이 떨어지는 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18세 미만 사전등록 대상자는 총 873만여명인 데 비해 실제 등록실적은 302만여명으로 등록률이 34.6%에 불과했다. 다만 8세 미만은 대상자 360만여명 중 258만여명이 등록해 71.8%의 등록률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드림 앱에는 전국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아이의 얼굴, 실종날짜, 이름, 나이, 신체 특징 등이 설명돼 있다"며 "상황에 맞게 신고 또는 제보도 할 수 있고 일반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기 실종아동 발견율을 높이기 위해 실종 당시 사진으로 현재의 성장 예측 몽타주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시행 이후 총 23명의 실종아동 몽타주를 만들었다. 2008년부터는 위험에 처한 아이를 경찰이나 보호자에 인도하는 실종 예방 역할을 하기 위해 문구점이나 편의점, 약국 등을 아동안전지킴이집으로 선정·운영하고 있다.

■아이 사라지는 시간 단 35초…아동.교사 대상 실종예방교육

실종아동전문기관은 4~7세 미취학 아동 및 교사를 대상으로 실종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실종예방교육은 아이가 실종 위험에 처했을 때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준다. 기관은 매년 약 10만명의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국 23개 지역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전문교육을 받은 활동가들은 직접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을 방문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인형극 및 역할훈련 등을 한다. 아이들은 실종이나 유괴 상황에 따른 실질적인 대처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

교사들을 상대로는 실종 발생 현황 및 관련 법령 등 실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전문교육을 실시해 교사들이 다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종예방교육을 받은 모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가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5초라고 들었다"며 "아이를 돌보는 사람으로서 긴장감을 갖고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종예방캠페인과 언론, 광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다양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매년 실종아동의 날인 5월 25일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실종아동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희망의 상징으로 '그린리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실종은 우리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어"…국민적 공감대 형성 시급

경찰과 기관 등의 예방 및 홍보 활동에도 실종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적 관심도는 여전히 낮다. 특히 실종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집중 조명됐다가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약해지는 경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동이 보호자 없이 혼자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호자 동반을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해외 일부 국가는 11세 미만 아동은 반드시 보호자가 동행하도록 하고 놀이터에도 반드시 보호자를 배치하도록 법제화돼 있다.


기관 관계자는 "아동 실종은 일부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예방과 찾기 대책이 사회적 대책 차원에서 모색돼야 한다"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호소했다.

스포트라이트팀 박인옥 팀장 박준형 예병정 김문희 구자윤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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