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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이런 후보를 지지합니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7 17:12

수정 2017.04.27 17:12

[여의나루] 이런 후보를 지지합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람들과 대화하면 대선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 대선 이야기는 주로 당선자를 예측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당선자 예측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보자를 잘 평가해 올바른 투표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선거는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기에 역대 대통령선거에 반드시 참여했다. 그리고 선출된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동안의 경험과 고민 끝에 대통령선거에서 투표할 후보자를 선정하는 세 가지 기준을 가지게 되었다.

첫 번째 기준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을 누가 더 잘 실행할 수 있느냐이다.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사회구조 속에서 필연적으로 경쟁에서 밀려난 약자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장애인처럼 애시당초 경쟁 자체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자 대통령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과거에도 어진 왕들은 홀몸노인, 미망인, 고아를 우선적으로 챙겼다고 한다.

우리 현실을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이 49.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4배가 넘는 압도적 1위이다. 청년실업률도 9.8%로 사상 최고치이다. 수십만명의 공무원시험 준비생과 같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들까지 고려하는 청년 체감실업률은 무려 34.2%에 이른다. 장애인 복지 예산도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사회적 약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결과 우리나라는 12년 연속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참으로 비극적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정책이 치밀하게 설계돼 있는지, 재원 마련 방안이 합리적이고 가능한지,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것인지, 후보자 개인이 사회적 약자를 위하는 철학과 삶의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실제로 기부를 정기적으로 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기준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강한 책임감이다. 독일의 사상가인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지도자에게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된다고 했다. 옛 중국 북송의 명재상인 범중엄도 '국민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 국민이 즐긴 후에 즐기는' 것이 지도자라고 말했다. 책임감 있는 사람은 최선을 다한다. 대통령직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권력을 남용하거나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단속도 철저하게 할 것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남에게 맡기거나 독선적으로 하지 않고 중지를 모아 합리적 결정을 할 것이다. 비선실세가 발붙일 여지도 없을 것이다. 어느 후보가 삶의 이력에서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왔는지를 따질 필요가 있다.

세 번째 기준은 경청하는 자세다. 고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지도자의 길'에서 현명한 인재들을 모으는 구현(求賢)과 인재들의 말을 경청하는 선청(善聽)을 지도자의 자질로 제시했다. 대통령이 모든 분야를 잘 알 수는 없다. 널리 인재를 구하고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 역사상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도 현명한 인재를 모아 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집현전을 운영했으며, 집현전에서 양성한 동량들이 조선 초기 전성시대를 열어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세 가지 기준으로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투표할 것이다. 이번 선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에 후보들과 정책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많은 고민을 해 투표할 후보자를 정할 생각이다.
이번 대선에서 훌륭한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 현 대한변호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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