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자업계, 비수기에도 최고 실적.. 산업계 장기불황 탈출할까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8 17:28

수정 2017.04.28 17:28

1분기 전자.정유 ‘슈퍼 호황’ 부품업계 덩달아 고공행진
철강사업 영업익 급상승에 조선.해운도 바닥찍고 반등
전자업계, 비수기에도 최고 실적.. 산업계 장기불황 탈출할까

산업계가 경기회복 훈풍을 타고 장기불황 탈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1·4분기 들어 전자·정유산업은 역대 최고 실적과 함께 '슈퍼 호황'을 맞이했고, 지난해 초까지 부진에 빠졌던 철강사업 역시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속출했던 조선.해운업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전자, 화학, 정유, 철강, 조선, 해운 등 산업계 전반에 경기회복 훈풍이 몰아치고 있다. 전자.부품업계에서 1.4분기는 통상 비수기이지만 올 1.4분기에 국내 기업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1.4분기 영업이익 9조9000억원으로 1.4분기 기준 최대, 분기별로는 역대 두번째로 높은 실적을 올렸다.
LG전자도 올 1.4분기 영업이익 9215억원을 올려 8년 만에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슈퍼호황에 올라 탄 부품업계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삼성전자 1.4분기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7조5900억원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품) 부문에서 나왔다. 이 역시 DS부문 사상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역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인 2조4676억원을 벌었고, LG디스플레이도 영업이익 1조270억원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

2.4분기 전망은 더 좋다. 전자.부품업계는 2.4~3.4분기에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증권가도 대부분 업체의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4분기 전 사업부에서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3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석유화학 '슈퍼호황' 이어가

유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대표적 제조업종인 정유화학은 수출전선을 이끌고 있다. 올해 유가가 50~60달러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3월 우리나라 석유화학 수출액은 40억9000만달러로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4분기에 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6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6년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1·4분기 1조43억원의 흑자를 달성한 SK이노베이션도 사상 처음 석유화학사업이 정유사업 이익을 추월하며 호황을 누렸다. 롯데케미칼도 1·4분기 8152억원의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며 석화업종의 호황을 이끌었다.

석화업종의 호황은 유가 상승과 석유화학제품 수요 확대가 맞물린 요인이 크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해 3월 배럴당 35.24달러에서 현재 50달러대 초반으로 40% 이상 오르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출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유업계도 호황의 계절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1∼3월에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체들이 올 1·4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억1778만2000배럴로 역대 1·4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1·4분기 석유제품 수출액도 74억5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0%나 증가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 수출이 전체의 37%인 4327만7000배럴로 가장 많았고 휘발유(19%), 항공유(19%), 나프타(10%) 순이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국제유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석유제품 수출액 3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해운 바닥 찍고 상승세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 1·4분기에 영업이익이 급상승했다. 포스코는 철강과 비철강 부문의 고른 실적 덕분에 올 1·4분기에 연결기준 1조원 안팎의 영업익과 순이익을 냈다. 포스코는 1·4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772억원, 영업이익 1조3650억원, 순이익 9769억원을 기록했다. 철강부문 이익 증가와 트레이딩 및 비철강부문 계열사의 고른 실적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89.4%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3.1%에서 6%포인트 늘어난 9.1%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올 1·4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29.9%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올 1·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4조5741억원, 영업이익은 29.9% 증가한 349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내년 1·4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순천공장 넘버3 CGL 설비의 투자를 지속한다. 순천 단조공장 투자도 현재 종합공정률 95.9% 수준으로 오는 3·4분기 정상 가동된다. 또한 자동차용 강재분야 3세대 고기능성 냉연강판을 개발하고 내년 초도 양산체계 구축을 진행 중이다.

기업분할 뒤 5월 중 재상장을 앞둔 현대중공업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 1·4분기 연결기준 매출 10조756억원, 영업이익 6187억원, 당기순이익 462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다소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개선돼 전분기 대비 41.4%, 전년 동기 대비 90.3%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수주실적에서도 회복세를 보이며 미래 실적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면서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누적 실적으로는 3년 만의 최대치인 총 39척, 23억달러를 수주했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4분기 매출 2조 4370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법정관리를 간신히 모면한 대우조선해양도 5년 만에 영업익,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012년 4·4분기 이후 전기손익수정 반영기준으로 17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한진해운 파산을 겪었던 해운업종도 발틱운임지수(BDI)가 급격히 회복�다.
올 1·4분기에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평균 936을 기록했다. 지난해 1·4분기 BDI 평균 358보다 3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4월 법정관리 위기에 몰리면서 헐값에 계약했던 운임이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최갑천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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