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은 "한-미 금리 역전돼도 자본유출 가능성 낮다"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8 17:37

수정 2017.04.28 17:37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장기투자 공공자금 급증
한국은행은 28일 미국과 우리나라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대규모 자본유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2017년 4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양국 장기 시장금리가 강한 동조화 현상을 나타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내외금리차 역전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역전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외 금리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간자금보다는 장기투자 성향인 공공자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 보유 채권의 잔존만기가 장기화되는 등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안정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금리 상승과 동반해 일부 채권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규모가 채권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과거 국제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해왔던 신흥시장국 경제의 취약성이 지난 2015~2016년 3차 자본유출기에 비해 개선됐다고 봤다. 앞서 1차 유출기(1997∼1999년), 2차 유출기(2008~2009년) 전후에는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단기외채 비중과 민간신용 갭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하지만 3차 유출기에는 이 같은 대내외 건전성 지표가 양호해 3% 내외의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상황을 과거 3차 유출기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한은이 보고서에서 인용한 국제금융협회(IIF)의 신흥시장국 취약성 평가에 따르면 평가대상 13개국 중 8개국에서 대외 또는 금융 부문이 올해 들어 개선되면서 충격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도 과거 자본유출기 및 여타 신흥시장국과 비교할 때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IIF의 '매우 양호' 기준(3% 초과)을 상회하는 등 신흥시장국과 비교해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외환보유액도 총외채 규모에 근접하고 단기 대외지급능력 비율도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 가계부채 누증 등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부 위험요인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글로벌 위험요인들이 현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외취약성이 높은 일부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에는 그 전염효과로 우리나라에서도 자본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울러 중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대외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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