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선택 2017] ‘김종인 카드’ 빼든 安, 반등 기회 잡을까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8 17:39

수정 2017.04.28 19:31

김 前대표 준비위원장 세워 개혁공동정부 구성안 발표
협치·연정 강조로 연대효과 개혁적인 중도.보수층 공략
文 통합정부와 차별화 숙제 채용특혜 공세도 더욱 고삐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연합뉴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연합뉴스


5.9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승부수를 던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강 구도로 재편된 대선판을 흔들기 위해서다.

안 후보는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공동정부 구성안을 발표했다. 개헌과 총리 임명에 있어 국회의 뜻을 존중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으로 세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협치를 통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미니정당 불안론'을 불식시키고 대선 전 단일화 없이 중도.보수진영의 결집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당초 안 후보 측은 중도.보수층까지 아우르는 단일주자로 문 후보와 맞대결을 펼쳐 '국민에 의한 연대'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왔다. 그러나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 급락으로 양강구도는 사실상 무너진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24%에 그쳤다. 불과 2주 전 3%포인트에 불과했던 문 후보(40%)와의 격차는 16%포인트로 벌어졌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은 12%까지 상승하면서 안 후보와의 격차가 12%포인트로 좁혀졌다. 안 후보의 보수 지지층 일부가 홍 후보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판세가 1강2중2약 체제로 바뀌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안 후보 측의 전략은 개혁공동정부 카드로 협치와 연정을 강조, 사실상의 연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비문(비문재인) 연대의 중심축을 형성해온 김 전 대표에게 손을 내민 것 역시 개혁적 성향의 중도.보수층 유입을 노린 수다.

김 전 대표는 사실상 안 후보의 제안을 수용, 준비위원회 구성 등을 두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략이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문 후보도 통합정부론을 내세우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5일 후부터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만큼 그 전에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면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별개로 선대위는 문 후보의 아들인 준용씨의 채용특혜 의혹을 밝히는 데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문 후보와의 대결구도를 부각해 비문 대표주자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홍 후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도 홍 후보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 있는 세력임을 환기시켜 합리적 보수층의 마음을 돌릴 계획이다.

다만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도 놓쳐선 안되는 부분인 만큼 진보 대 보수 구도를 깨고 미래를 이끌어갈 후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안 후보 측은 보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미래비전선언을 통해 "이제는 낡고 수구적인 보수.진보와 헤어질 때다. 보수의 대통령, 진보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남은 TV토론과 유세과정에서도 미래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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