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르포] 사후면세점들 휴업상태… "5월 특수 기대 접었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30 17:09

수정 2017.04.30 17:09

관광객 끊긴 사후면세점 사드보복에 전쟁설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 끊겨.. 공항택시 불법 호객 기승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전국 1만5981개에 이르는 사후면세점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청계천로의 한 사후면세점이 급감한 중국 단체 관광객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전국 1만5981개에 이르는 사후면세점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청계천로의 한 사후면세점이 급감한 중국 단체 관광객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사드 보복'과 '한반도 전쟁설'.

연이어 터진 악재로 국내 관광업계가 5월 관광특수기를 앞두고 큰 기대감은 접은 분위기다. 국내 관광업계는 매년 중국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1일)와 일본의 '골든위크' 연휴(5월 3~7일)가 겹치는 4월말, 5월초가 되면 연중 최대급 호황을 누린 바 있으나 올해 중국은 한국관광을 중단했고 일본 역시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관광 호황에 따라 우후죽순 격으로 설치된 사후면세점의 상당수가 사실상 폐업상태인 데다 김포국제공항에서는 얼마 안되는 관광객을 붙잡기 위한 택시의 불법 호객행위가 늘고 있다.

■우후죽순 면세점 '휘청'

4월 3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2016년 약 60만명에서 올해 36만명으로 24만명 감소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한국 단체관광 금지로 나타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줄고 있는 것이다.

김강열 관광통역안내사협회 사무국장은 "이제 노동절과 중국인 관광객은 아무 상관관계가 없게 됐다"며 "중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찾기 힘들어지면서 침체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최근 우후죽순 늘어난 사후면세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1년 2071개였던 사후면세점이 2015년 1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1만5981개까지 늘어났다.

실제 근로자의 날을 앞둔 같은 달 28일 오전 서울 마포의 사후면세점에는 중국인 단체손님은 한 팀도 볼 수 없었다. 평소 버스 수십대가 몰려들었으나 이날 도착한 버스는 일부에 불과했다. 이마저 말레이시아 등 중국 외의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었다.

기존 사후면세점에서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웃돌고 일본과 동남아 등 기타국가 고객의 매출 비중은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사후면세점은 중국인 단체관광이 급감하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중국인 관광객은 아예 끊어졌다는 것이 사후면세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의 한 사후면세점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은 연휴에도 전혀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노동절 등과 상관 없이 주로 중국인 관광객이 대상이었던 면세점들은 아예 휴업하거나 폐쇄한 상태인데 우리도 직원을 30%가량 줄였다"고 설명했다.

■'유커' 줄어 택시 불법 호객행위 기승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았다. 김포공항 택시기사들의 불법 호객행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포공항 택시 승차대에는 명동 등으로 이동하려는 관광객이 장사진을 쳤다. 그러나 최근 관광객이 줄면서 일부 택시기사는 승차대에서 벗어나 김포공항 입국장과 붙어 있는 버스차선에 정차해 놓고 호객행위를 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일정한 장소에 오랜 시간 정차, 여객을 유치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위반하면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하고 1차위반 시 자격정지 10일, 2차위반 시 자격정지 20일 처분이 내려진다.

이 때문에 합법적으로 승차대에서 기다리는 택시기사와 불법 호객행위를 하는 기사들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택시기사 김모씨(46)는 "낮에는 그나마 적은 편인데 대중교통이 끊어지는 야간에는 호객행위 택시가 많다"며 "합동단속을 한다지만 실제 적발된 사람은 없는 것 같아 단속효과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호객행위를 우려하지만 단속인원이 부족해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과 행정업무를 겸해 현장단속을 나가도 4명 정도가 고작"이라며 "특히 심야시간에 문제가 많아 대책을 고심 중이고 택시는 승차대 진입차선을 제외하고는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김포공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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