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중국 어린이날 공휴일 논쟁

지령 5000호 이벤트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의 어린이날은 '얼퉁제'라고 부른다. 한국이 5월 5일인 반면 중국은 6월 1일이 어린이날이다.

원래 중국 어린이날은 4월 4일이었지만 1949년부터 중국 정부가 6월 1일로 날짜를 변경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부모들도 덩달아 바빠진다.

우선 챙겨야 할 게 선물이다.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중국의 주요 온라인소핑몰에서는 아동용 학습용품이나 장난감 등 선물용 매출이 급증한다. 요즘에는 어린이용 보험 가입도 선물목록에 포함돼 이목을 끌고 있다. 가족들 나들이를 위해 놀이공원이나 동물원, 식물원 입장권 예매도 급증한다. 아이들을 향한 부모들의 애틋한 사랑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를 바 없다.

다만 한·중 간 어린이날에 뚜렷한 차이점이 한 가지 있다. 중국에서 어린이날은 법정공휴일이 아니다. 만 14세 미만 어린이만 방학이다. 이에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중국 내에선 법정공휴일 지정을 둘러싼 찬반논쟁이 벌어진다.

현실적으로 부모들이 직장에 출근하는 탓에 학교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보통 부모 없는 집에 아이들만 있다. 이를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들이 집에 방치되면서 '홀로 집을 보는 날' '고독한 날'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중국의 모 매체가 직장인 15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에서도 부모 없이 아이 혼자 집을 보는 사례가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날에 성인도 모두 쉬게 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15년 중국 선전시에서 어린이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으나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기업에서도 자발적으로 어린이날에 맞춰 직장인들이 휴가를 쓸 수 있게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일부 사례에 그칠 뿐 현실적으로 직장에 휴가를 내고 아이들과 함께 보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법정공휴일을 지정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모든 국가가 어린이날을 지정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선 어린이날이 없다. 어린이날과 무관하게 365일을 어린이날과 다름없을 정도로 평소에 아이들을 우선시해야 하는 게 옳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온 한 직장인은 자녀들로부터 최근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이 한국의 5월 5일과 중국의 6월 1일 어린이날을 모두 누려야겠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마음이 이렇다. 365일 한결같은 어른들의 배려가 없는 한 아이들은 하루든 이틀이든 확실한 어린이 전용 보증수표를 원한다는 것이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