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fn광장

[fn논단] 실력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08 17:00

수정 2017.05.08 17:00

[fn논단] 실력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얼떨결에 치러지고 있는 대선이 이제 마지막 선택의 순간을 남겨두고 있다. 대통령 중심 정치제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국가지도자를 뽑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격랑과 부침이 거듭되는 가운데 대선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 초반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에 의한 '정권교체' 바람 속에서 진보 일색의 선거전으로 시작됐고, 문재인 대세론이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는 당내에서는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의 견제를 받았고, 당내 경선이 끝나고는 안철수 후보의 강력한 도전을 받는 등 이른바 비문(非文) 세력의 존재로 확장성이 억제됐다. 선거 중반을 넘어서면서 보수세력에 기반을 둔 홍준표 후보가 안보불안을 타고 빠르게 약진하면서 선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두고 후보 간 정책대립이 있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 간 정치노선이 극명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정책대결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네거티브 선거전략이 판을 치고 있다.
복지정책 등 주요 공약이 동조화 경향을 보이면서 차별성을 잃어버린 것도 있지만 현안이 되는 이슈에 설득력 있는 대안들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구도하에 사드 배치와 무역갈등, 저성장 국면에서의 양극화 심화와 좋은 일자리 부족, 저출산·고령화 추세 극복 등 산적한 국정과제에서 정해진 단일한 해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새로운 대통령은 국가비전과 통찰력을 가지고, 문제 해결의 대안을 찾는 경로(path)를 잘 아는 유능함과 해답을 구현할 추진력이 있어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여야 한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대한 분명한 역사관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여론에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니라 예리한 통찰력으로 국가 장래를 개척해야 한다. 해결 경로를 잘 아는 유능한 지도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치 현장인 국회와 정책 현장인 행정에서 실제로 많은 경험을 쌓고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대에 있어서 추진력은 소처럼 밀어붙이는 능력이 아니라 해결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그리고 추진력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편 누가 돼도 여소야대인 정치상황 그리고 국회선진화법의 존재로 국회의원 수의 60% 동의가 있어야 법이 개폐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적과의 동침'도 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자기만 잘났다고 해서는 소통할 수 없고, 대화를 오래한다고 해서 설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름지기 통합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협상의 능력에서 나온다.
일방적인 완전한 승리만 추구하면 개혁은커녕 한발도 나아가지 못함을 이미 지난 대통령들의 실패에서 보아 왔다.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은 양보할 것이냐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일시적 명분과 도리가 아닌 장기적 국익 관점에서 취사선택할 수 있는 용의주도한 능력이야말로 대통령이 가져야 하는 실력이다.


위기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은 지금 당장 국민의 마음과 감정을 달래줄 지도자보다도 수많은 국정 현안을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를 가지고 선택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