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新 청춘백서] “중장년 고시 아냐” 공인중개사 시험에 몰리는 청춘들

이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3 09:00

수정 2017.05.16 13:12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직장인 7년 차 김모(여·30)씨는 퇴근 후에도 쉴 틈이 없다. 능력을 인정받고 직장생활도 안정됐지만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원을 다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수많은 자격증 중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공인중개사는 평생 자격증이기 때문에 취업 걱정을 안 해도 되고, 훗날 경매나 투자를 통해 임대수익을 올려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중장년 고시’로 여겨지던 공인중개사 시험에 청춘들의 관심이 뜨겁다. 일찍부터 부동산 관련 일을 희망하거나 김모씨처럼 ‘제2의 직업’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제27회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는 19만 명이 넘었다. 이는 2015년 보다 약 4만여 명 늘어난 수치다. 특히 10대는 2015년 143명→2016년 517명(261.5%↑), 20대는 13,928명→21,936명(57.4%↑), 30대는 44,394명→58,665명(32.1%↑) 증가했다. 10~30대는 전체 시험 접수 인원 증가율(27%)을 훨씬 뛰어넘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를 살펴봐도 젊은 층의 증가는 확실히 두드러진다. 2012년 32.2%였던 10~30대 응시자는 2015년 36.5%, 2016년 41.8%를 차지했다. 반면 40~50대 응시자는 감소했다. 2012년 60.1%, 2014년 57.7%, 2016년 54.3%로 나타났으며, 60대 이상에서도 2012년 7.7%, 2014년 5.8%, 2016년 3.9%로 하락했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가 점점 늘어난 탓에 부동산 관련 서적 판매도 증가했다. 예스 24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부동산 서적 연령별 판매율은 10대 0.2%, 20대 16.7%, 30대 36.5%, 40대 33.5%, 50대 11%, 60대 이상 2.1%를 차지했다. 10~30대 젊은 층이 절반(53.4%) 이상을 넘은 것이다.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에 대학교에서도 부동산 관련 학과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며 경쟁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용 불안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에서 평생 자격증이라는 인식과 쉽게 사무실을 차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공인중개사 직업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허투루 준비하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인중개사 합격률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과잉 경쟁이 심화되자 수급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