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테헤란로

[여의도에서] 한국관광, 일본에서 답을 찾자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2 17:11

수정 2017.05.12 17:30

[여의도에서] 한국관광, 일본에서 답을 찾자


관광은 이제 21세기 최대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세계 여러 나라는 관광개발과 해외관광객 유치에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욕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경쟁국에 비교하면 헛 구호에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찮다.

국내 관광시장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최순실씨 국정농단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 세계 관광시장은 다변화를 넘어 재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관광산업은 주변 산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핵심.주력산업이었던 전자.석유.자동차 등이 관광 앞에서 주변산업으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이런 세계시장의 트렌드를 잘 읽어내고 있다. 최근 일본은 관광입국을 선언했다. 일본은 방일 관광객들에게 보고즐기는 힐링과 함께 '메이드 바이 재팬' 상품에 눈독을 들이도록 하고 있다. 이들의 수요창출을 유인해 경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관광이 '경제의 꽃'이라는 사실을 정책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도 관광정책을 등한시했던 게 사실이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최근 180도 달라졌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뒤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심지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카지노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자국 내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오사카의 한 인공섬에 카지노를 설치키로 했다. 카지노의 세계시장 규모는 실로 막대하다. 이 분야 세계시장 규모는 대체로 4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 시장을 중국 마카오가 독식하고 있다. 이 도시는 인구 60만명에 불과하지만 세계 도박꾼들의 금고에서 한 해 약 300억달러를 챙기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후발 싱가포르가 뒤를 쫓고 있지만 마카오에 비견할 바가 아니라는 평가다.

일본도 여기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일본 카지노는 언뜻 오사카 지방정부가 단독 투자하는 것 같지만 내용 면에서는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가 들어설 부지 역시 어마어마하다. 여의도의 1.3배인 390만㎡ 규모다. 지난 2008년 관광청을 설립해 적극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방일 관광객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방일 여행자는 2400만명이 넘어섰으며 이들이 뿌리고 간 돈은 4조엔에 달했다. 아베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관광을 오랜 경기침체의 극복수단이자 국내총생산(GDP) 600조엔 달성의 성장전략산업 구심점으로 삼았다.

도교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4000만명의 방일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에 따른 여행소비액을 8조엔으로 보고 있다. 이어 2030년에는 6000만명에 15조엔이 목표다. 일본 자국민의 국내여행 소비액도 만만치 않다. 자국민들이 2020년 21조엔의 소비를 하고 2030년에는 소비액이 22조엔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을 인바운드와 국내관광 양축으로 진흥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정부는 "일본의 GDP 600조엔 실현엔 방일 관광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바짝 긴장한 서울시가 지금 동남아시아 등지를 비롯해 회교권 국가에까지 해외관광정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처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성과가 나타날지 의문시된다.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dikim@fnnews.com 김두일 사회부 부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