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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시대] 추경으로 3%대 성장도 가능, 한은도 금리인하 부담 덜어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4 17:16

수정 2017.05.14 22:11

J노믹스 기대감…기지개 켜는 한국경제
국내외 기관들 잇단 낙관.. 해외IB, 올 2.6% 성장 전망
일자리 정책 통해 추가상승.. 금리보단 재정정책 우선
재정으로 경기부양 기조.. 한은 금리동결 유지할 듯
내.외부 악재도 해소 기미.. 북핵.사드 리스크 완화 조짐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 전망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시대] 추경으로 3%대 성장도 가능, 한은도 금리인하 부담 덜어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J노믹스'는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복지, 재정 등 경제 전반으로의 정부개입 확대가 핵심이다.

박근혜정부에서 미적댔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빠르게 진행되는 사례를 봤을 때 재벌개혁, 부자증세 등 경제민주화 정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의 예상보다 빠른 행보가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되면서 시장은 긍정적이다.

■추경으로 성장률 상승 전망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올렸다. 한 달 전인 3월 말의 2.5%보다 0.1%포인트 올렸으며 지난 3월 말에도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었다.
두 달 연속 상승이다.

바클레이스, 모간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투자은행들의 전망치 평균이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게 유지했던 노무라는 2.0%에서 2.4%로 올렸다. 바클레이스는 3월에 2.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린 이후 4월에서 0.1% 상향 조정했다.

이미 주요 기관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한국은행은 최근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올린 2.6%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4%에서 2.6%로 올렸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5%에서 2.8%로, LG경제연구원은 2.2%에서 2.6%로 조정했다.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 상향조정 근거는 수출확대와 투자활성화 때문이다. 다만 더딘 내수회복은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과감한 일자리 추경을 예고했고, 기획재정부 역시 추경으로 방향을 틀면서 내수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소비개선이 기대된다는 논리다. 새 정부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올 하반기부터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통해 올 하반기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4년 만에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러운 예상도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코스피가 2400선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대선 마무리로 정치적인 불확실성 완화와 정책 추진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령 교보증권 매크로팀장도 "시장과 경제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전보 성향의 신정부 출범이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내수부양 기대감

새 정부의 재정확대 기조 덕분에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추가인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벌써부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희박해 연내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대신증권은 한국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을 종전 연내 1회 '인하'에서 '동결'로 변경했다.

박근혜정부 집권 4년간 2.75%였던 기준금리는 여섯번에 걸쳐 사상 최저수준인 1.25%까지 뚝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한은의 금리인하를 은연중 종용하는 등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경기부양책 무게중심을 통화보다 재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한층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굳이 금리를 인하해 시중에 돈을 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를 또다시 내릴 경우 우리 경제 최대 리스크인 가계부채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점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문 대통령도 당대표 당시 "단기적인 금리인하로는 경기부양이 되지 않는다"며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부동산시장도 세계경기 회복흐름과 맞물려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김유겸 이코노미스트는 "대출규제 강화로 기존보다 대출이 어려워지겠지만 결정적인 장애요인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택가격이 연 5~10% 상승세이고 시중자금이 풍부하다는 걸 고려하면 주택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자리 등을 제외한 'J노믹스' 중장기정책의 실체는 다소 시일이 지난 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 대선공약의 점검.이행방안 마련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
새 정부는 이와 관련, 인수위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상태다. 다만 국정기획자문위가 활동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 결과물을 이달 말이나 6월 초에 나오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담기는 힘들어서다.
예산편성 등을 감안하면 새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J노믹스'를 세세히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용훈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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